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세계 '집값 거품' 동병상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세계 '집값 거품' 동병상련

입력
2005.06.13 00:00
0 0

부동산 가격폭등이 우리나라 경제안정의 최대 걸림돌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집값 버블은 전 세계적 현상이며 그 원인은 최근 수년간 지속되어온 글로벌 저금리와 과잉유동성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2일 “방 2개 짜리 아파트가 100만 달러(한국 돈 약 10억원)에 달하는 것은 더 이상 뉴욕만의 사정이 아니다”며 “최근 주택가격 급등은 지역적 혹은 미국만의 현상이라기보다는 전세계적 현상”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1971년부터 2003년까지 집값이 연 평균 1.3% 오르는데 그쳤지만 2003년 3ㆍ4분기이후 1년 동안 무려 13.0%나 급등했다.

이 같은 주택가격 급등은 유럽도 마찬가지여서 영국 스페인 아일랜드 프랑스의 경우 1971년부터 2003년까지 연평균 집값 상승률이 각각 3.6%, 3.6%, 3.4%, 1.7%에 그쳤지만, 2003년 3ㆍ4분기이후 1년간 상승률은 13.8%, 17.2%, 10.8%, 14.7% 등으로 일제히 두자릿수를 돌파했다.

이 신문은 전 세계적 부동산 붐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2000년 주가하락과 기술주 붕괴에 직면에 직면한 FRB는 경제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인하에 나섰고 유럽중앙은행(ECB) 등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도 금리인하 행렬에 동참함으로써, 글로벌 수준의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전 세계 주택시장에 불을 붙였다는 것이다.

리먼 브라더즈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존 르웰린은 “FRB와 다른 중앙은행들이 주식시장에서 잃은 부를 주택에서 되찾도록 하기 위해 이런 붐을 부추겼다”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의 이 같은 분석은 우리나라의 주택가격 폭등과도 맥을 같이 한다. 최근의 부동산 버블은 중대형 공급규제나 판교 신도시 개발, 신행정중심도시 건설 등의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론 정부와 한국은행이 고수해온 지난 수년간의 저금리 기조(과잉유동성)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은행과 모기지 회사들의 공격적인 대출전략이 주택 가수요를 부추긴 점 역시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나 공통된 현상이다. 영국의 경우 2001년이후 런던지역 중심으로 부동산 버블이 빚어지는 과정에서 금융기관들이 70%대이던 담보인정비율(LTV)을 2001년이후 80%로 높였고, 모기지론 한도도 50만 파운드에서 100만 파운드로 대폭 인상했다.

우리나라 역시 은행은 물론 보험 상호저축은행까지 모두 주택담보대출에 매달리면서 경쟁적인 금리 ‘할인세일’까지 펼치고 있다.

글로벌 버블에 대해선 ‘재앙’수준의 결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뉴욕타임스는 미 국제경제연구소(IIE)의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의 말을 인용, “국제유가의 갑작스러운 상승 등 다른 충격과 맞물려 주택시장 거품이 터진다면 세계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