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천재’ 박주영(FC서울)은 이날 성인 대표팀과 청소년팀을 오가는 강행군으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기량 만큼은 ‘월드클래스’였다. 비록 득점포를 가동하지는 못했지만 폭발적인 드리블과 재치 있는 패스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쿠웨이전을 끝내고 뒤늦게 합류한 탓인지 투톱으로 나선 박주영의 움직임은 예전 같지 않았다. 특유의 날카로운 공간패스와 원터치 패스를 간간히 선보였지만 패스미스도 적지 않았고, 슈팅이 공중으로 뜨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투톱에서 스리톱의 왼쪽 측면 공격수로 위치를 바꾼 박주영은 눈에 띄게 플레이가 좋아졌다. 특히 후반 4분에는 수비지역에서 상대 문전까지 무려 60m가량을 드리블로 치고 가면서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필피프 센데로스(아스날) 등 스위스 수비수들을 농락하기도 했다. 또 수 차례 2~3명을 가볍게 제친 뒤 로빙 패스와 2대1 패스로 동료들에게 슈팅 찬스를 제공했다.
박성화 감독은 “주영이가 대표팀 경기에 많이 출전해서 지쳐 있는 것 같다. 후반에는 구조적으로 많이 뛸 수 밖에 없는 미드필드 겸 사이드 어태커로 위치를 내렸더니 몇 차례 좋은 찬스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후반 중반으로 가면서 좀 쳐지는 것 같았다”며 “그러나 전반과는 달리 후반에는 우리가 경기를 잘했기 때문에 앞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남은 나이지리와와 브라질 경기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엠멘=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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