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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담도 개발 의혹에 ‘싱가포르 변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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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담도 개발 의혹에 ‘싱가포르 변수’ 등장

입력
2005.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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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로 예정된 행담도 개발사업 의혹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싱가포르 변수’가 불거지고 있다. 그간 행담도 개발 사업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캘빈 유 주한 싱가포르 대사가 9일 한국측 조사결과에 대한 불만을 표명해왔기 때문이다.

이규형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감사원이 3일 외교부에 몇 가지 사실을 캘빈 유 대사로부터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해와 질의서를 캘빈 유 대사에게 보냈다”며 “9일 캘빈 유대사가 외교부를 방문, 답변서를 외교부 박준우 아태국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캘빈 유 대사는 행담도 의혹이 자신이 보낸 서신에서 비롯됐다는 언론보도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 브리핑 등을 토대로 한 보도 내용에 대한 불만은 결국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에 불만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간 감사원은 관련자들의 진술을 인용, 행담도 개발 사업을 주도한 김재복 행담도개발(주) 사장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캘빈 유대사가 2004년 1월 도로공사에, 2004년 5월 정찬용 당시 청와대 인사수석에게 김 사장을 싱가포르 정부를 위해 일하는 신뢰있는 인물로 소개하는 편지를 보내면서 사업이 왜곡되기 시작했다는 조사 결과를 흘려왔다.

캘빈 유 대사는 이번 답변서를 통해 정 전 수석과 만난 경위, 두 차례 편지를 보낸 경위 등에 대해 감사원측 입장과는 배치되는 주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가에서는 캘빈 유 대사가 편지를 쓴 배경에는 한국측 인사 누군가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와 관련, 김재복 사장은 “1996년부터 1998년 캄보디아의 호텔에서 근무할 때 친분이 있는 캘빈 유 대사에게 편지를 부탁했다”고 밝혔지만 이 부분이 매우 석연치 않다. 같은 기간 캘빈 유 대사는 미얀마와 싱가포르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둘 사이에 친분을 쌓을 만한 계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 사장의 주장은 좀 더 엄밀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편 캘빈 유 대사가 한국 정부에 답변서를 전달한 것과 동시에 싱가포르 본국 정부도 같은 날 싱가포르 주재 한국대사관측에 같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어느 나라이건 자국 대사가 불미스런 일과 관련되면 나름대로 파악한 내용을 전제로 입장을 밝힌다”고 말해 싱가포르 정부 차원의 불만이 한국측에 전달됐음을 시사했다. 결국 이번 사건이 싱가포르와 한국정부간의 외교마찰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가 자꾸 미뤄져 왔던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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