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 6ㆍ15남북공동선언 5주년을 맞는다. 5년 전 그날의 벅찬 감동을 떠올리면 오늘의 한반도 상황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금강산 관광 100만명 돌파, 개성공단 가동, 남북 도로ㆍ철도 연결 등 지난 5년 동안의 남북관계 성적표를 가볍게 볼 것은 아니나 당초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친다. 말할 것도 없이 그 원인은 북핵 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긴장에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북한은 핵 문제가 북미간의 문제로 남한과의 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북한이 끝내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 한다면 남북관계도 중대한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엊그제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했지만 북한이 끝내 핵폐기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대북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뜻도 숨어 있음을 북한은 놓쳐서는 안된다.
오늘부터 17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6ㆍ15남북공동선언 5주년기념 민족통일대축전도 북핵 문제와 무관하게 한바탕 놀고 즐기는 행사로 끝나서는 안될 것이다.
이번 행사에는 300명의 민간인 외에 정동영 통일부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40명의 정부대표단이 참가한다. 북측에서도 중량급 인사를 대표단장으로 내세우고 남측 대표단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니 기대가 된다.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이기도 한 정 장관은 비록 공식 회담 자리가 아니더라도 북측 당국자들의 진지한 대화를 통해 핵문제 해결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민간인 대표들도 이번 행사가 북측이 강조하는 ‘우리민족끼리’의 정치성 행사에 휩쓸리기보다는 6ㆍ15공동선언의 정신을 살리고 한반도평화와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길이 무엇인지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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