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중국의 섬유 분쟁이 마침내 타결됐다.
피터 만델슨 EU 무역담당 집행위원과 보시라이(薄熙來) 중국 상무부장은 상하이(上海)에서 10일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11시간 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양측은 이 자리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 동안 중국산 섬유 수입 증가분을 10% 안팎으로 제한하고 대신 2008년부터는 완전 개방키로 최종 합의했다.
만델슨 집행위원은 “이번 합의로 중국에게 공정한 거래의 기회를 주고 유럽과 개발도상국의 섬유산업은 한숨 돌릴 여유를 주게 됐다”고 평가했다. 보시라이 부장은 “EU가 일방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우호적으로 문제를 풀어 분쟁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중국과 EU의 섬유분쟁은 한때 정면격돌 양상으로 치달았다. EU는 지난달 말 중국산 티셔츠와 아마실에 대해 최근 12개월 동안의 실적을 기준으로 수입 증가분을 7.5%로 제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맞서 중국도 30일 섬유 제품 81개 품목에 대한 수출 관세를 6월1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는 미ㆍ중 간 협상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번 합의로 미국 역시 유사한 합의를 하도록 중국을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지난달 중순 중국 면바지, 면니트셔츠, 속옷류 등 3개 품목에 대한 쿼터를 부활키로 했다고 발표한데 이어 며칠 후 쿼터 품목을 늘리고 중국 의류와 아마 수입을 9억1,400만 달러(약 9,140억원)로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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