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지도부가 12일 전ㆍ현직 지도부 만찬 회동을 갖는 등 내분 수습책 마련에 적극 나섰다. 당ㆍ정ㆍ청 갈등에 이어 염동연, 안영근 의원의 연이은 개혁당파 공격 발언으로 당내 노선 갈등마저 확산될 위기에 놓이자 지도부가 발 벗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실용_개혁 진영간 갈등이 깊어진 상태라 지도부의 노력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부영 전 의장의 긴급 제안으로 이날 저녁 서울 마포 한 음식점에서 이루어진 만찬 회동에는 문희상 의장과 정세균 원내대표, 장영달 유시민 상임중앙위원 등 현 지도부를 비롯, 당 의장을 지낸 정동영 통일부 장관, 임채정, 신기남 의원, 이부영 전 의원과 원내대표를 역임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천정배 의원 등이 참석했다. 여권 수뇌부 대부분이 참석했다는 것은 그만큼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문 의장은 “당이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갈등은 안 된다”며 “전ㆍ현직 지도부를 포함해 모든 구성원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현 지도부를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실익이 없는 노선 논쟁을 끝내자는 데 이견이 없었고,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만들어내는데 당력을 집중하자는 의견도 많았다.
또 문 의장이 구상한 구체적인 수습 방안도 나왔다. 문 의장은 “현안에 대한 중진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당내 화합을 다지기 위해 당헌ㆍ당규를 손질해서라도 당 기구를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구심점 확보와 화합을 위해 당 고문단, 자문위원회, 의장 특보단 등에 중진들을 대거 포진 시키겠다는 것이다. 또 사무처장을 사무총장으로 격상하고, 의장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원내대표단 위주의 정책 활동도 강화키로 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 시행해 나가자는 것이다. 우리당이 이날 경제통 의원들을 중심으로‘부동산대책 정책기획단’을 발족시킨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부동산 문제 해결 노력을 시작으로 각종 현안에 대한 적극적 대책을 내놓아 민심을 얻겠다는 절박감이 읽혀졌다.
그러나 지도부의 적극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면 아래에서 끓고 있는 노선갈등이 폭발할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냥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치유되기에는 계파간 지향점이 현격하게 차이가 나고 서로에게 준 상처들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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