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ㆍ중등 교육 혁신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요즘, e-러닝이 주요한 실천 방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러닝의 electronic(전자적인)이 주는 효율성보다는 Learning(학습자 중심 교육)이 갖는 본질적인 의미가 더욱 절실하기 때문이다.
학습자 중심의 교육 철학 바탕 위에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정보통신기술의 절묘한 조화가 바로 e-러닝이 주는 매력이다.
인터넷과 네트워크가 기본이 되는 정보통신기술의 무한한 기술적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미 교육 현장에서는 교사나 학생 모두 필요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탐색하거나, 정보를 가공해서 자료로 만들어 내는 것 등은 일상화되어 있다. e-러닝이 도입되는 요즘, 학교 현장의 선생님들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 중의 하나는, “수년 동안 우리는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교수학습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새삼스럽게 e-러닝은 또 무엇인가?”하는 질문이다.
아마 그분들의 질문에는 또 다른 기술, 기능을 익혀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e-러닝의 도입은 앞서 언급한 학습자 중심의 교육 실천이라는 본질이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성찰로부터 시작된다.
지난 수년 동안 학생들에게 보여주었던 그 많은 자료들이 과연 학생 개개인의 흥미와 경험을 고려한 자료였는가? 학생들과 함께 했던 다양한 온ㆍ오프라인 수업 활동들이 그 전의 활동과 연계되어 분석적이고 체계적이었는가? 또 다른 자료, 더 좋은 수업 활동은 과연 없었는가?
현재 16개 시ㆍ도교육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이버가정학습체제가 교과별, 단원별 학습 정보의 제공 차원을 넘어 개개인의 학습 이력을 관리하는 것도, 사이버상의 선생님과 도우미를 통해 개별적인 교과상담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이제는 일방적인 정보 전달과 획일화된 수업 방식을 탈피해 학습자 맞춤 교육을 제공하고자 함이다. 이러한 응답에 또 다시 이어지는 학교 현장의 목소리는 “e-러닝에서의 학교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다. 학습 콘텐츠 제공, 학습자 관리, 진단ㆍ평가ㆍ분석이 온라인상에서 모두 이루어지면 교사는 무엇을 하게 되는 것인가?”
이런 질문을 하는 선생님들이 교육 환경의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e-러닝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신문이나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e-러닝의 모습이 대학에 가지 않아도 학점을 이수하거나, 외국의 최우수 강사가 이끄는 영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등등 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드는 의구심일 것이다.
아람이를 비롯한 친구들은 요즘 선생님과 함께 하는 새로운 사이버 프로젝트에 흠뻑 빠져있다. 이름 하여 “Welcome to Our Market : 재래시장탐사 프로젝트!” 아람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영어 수업이기도 하지만, 이번 수업은 강원, 경기도, 서울, 전남, 충북의 친구들이 함께 하는 수업이라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재미에 더해, 강원 지역 대표로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아람이의 열심을 한껏 부추기고 있다. 수업의 내용은 해당 지역의 사라지는 재래시장을 직접 방문해서 특산품을 조사한 후 이를 세계 각국에 소개하는 지역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고 온라인 방송국에 올리는 것이다.
이 수업을 위해 아람이의 담임인 권 선생님은 에듀넷(www.edunet.net) 커뮤니티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학습방을 사용하기로 하였다. 일단 프로젝트 학급방을 선택한 후 실시하고자 하는 프로젝트 학습의 주제와 학습목표, 과제, 절차 등을 계획하였다. 이후 프로젝트 기간과 강원, 경기도, 서울, 전남, 충북의 5개 협력 학급을 설정하고, 프로젝트 절차에 따라 필요한 메뉴를 구성함으로써 학습방 개설을 완료하였다.
수업은 크게 ①『프로젝트 수행준비, ②『관련자원 탐색 및 공유』③『협동학습 및 문제해결』④『결과물 작성 및 발표』 ⑤『학습활동 성찰과 평가』의 5단계, 총 11차시로 이루어졌고 매 차시마다 온라인 자원과 오프라인 자원을 적절히 연계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하였다. 예컨대 재래시장에 대한 사전탐사는 웹 검색을 통해, 실제 탐사는 오프라인 체험학습을 통해 진행하였다. 또 학습 결과물은 멀티미디어로 제작․가상의 온라인 방송국에 탑재함으로써 아이들의 주인의식과 동기를 부여하였으며...중략 <에듀넷(www.edunet.net) 온라인학습방 수업 사례 중>에듀넷(www.edunet.net)>
위의 사례는 실제 지난 겨울방학에 에듀넷의 온라인학습방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했던 온ㆍ오프라인 학습 활동이었다. 유추하건대 수업의 최종 목표는 학생들의 영어 표현력을 증진시키는 것이며, 재래시장이라는 아이디어는 학생들의 흥미와 자발성을 이끌어 내기 위한 선생님의 고민 속에서 나왔을 것이다.
우리 고장 재래시장에 가서 학생들이 기자처럼 취재하는 경험은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를 만하다. 선생님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신다. 다른 지역 선생님들과 연락하여, 아이들의 경험을 서로 나눌 수 있도록 해笭?것이다. 수업의 본질이 있고, 선생님의 전략과 아이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e는 단지 각자 눈으로 본 것을 표현해 주는 도구였으며, 서로의 의견을 확인하는 수단이었을 뿐이다.
김진숙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교육정보서비스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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