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만 100만 달러(한화 약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백만장자는 전세계에서 지난해 60만 명이 늘어나 830만 명에 달했으며, 한국의 백만장자는 전년보다 10.5% 증가한 7만1,000명으로 부자증가율 세계 7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투자회사 메릴린치와 프랑스계 컨설팅회사 캡제미니가 8일(현지시간) 발표한 ‘2005년 세계 부(富)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백만장자의 자산을 합한 액수는 30조8,0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8.2% 늘어나면서 1999년 이래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이 같은 수치는 전세계 자산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한국은 2003년 홍콩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18%의 부자증가율을 나타냈으며, 지난해(10.5%)에도 싱가포르(22.4%) 남아프리카공화국(21.6%) 홍콩(18.8%) 호주(14.8%) 인도(14.6%) 아랍에미리트(12.3%)에 이어 7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지난해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20% 성장한데 힘입어 부자들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며 “지난해에는 9.5% 고성장을 기록한 대중국 수출로 혜택을 입었으나, 올해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하면 한국 경제도 곤경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부자들의 수나 재산 규모에서는 북미 지역이 3년 만에 유럽을 제치고 선두로 복귀했다. 미국(249만8,000명)을 포함해 북미 지역의 백만장자는 270만 명으로 9조3,000억 달러를 보유했다.
유럽이 260만 명(8조9,000억 달러)으로 뒤를 이었고, 아시아ㆍ태평양은 230만 명(7조2000억 달러), 중남미 30만명(3조7000억 달러), 중동 30만 명(1조 달러), 아프리카 10만 명(7000억 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자산이 3,000만 달러를 넘는 ‘초(超)부유층’도 6,300명 증가한 7만7,500명으로 조사됐다.
백만장자는 앞으로 계속 늘어나 5년 뒤에는 이들의 총 자산이 42조2,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 백만장자들의 자산 총액은 북미 13조9,000억 달러, 유럽 10조7,000억 달러, 아ㆍ태 지역 10조1,000억 달러로 예측됐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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