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미리 강릉에 단오 구경을 내려와 있다. 옛날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도 단오날이면 한두 시간만 공부를 하고 집으로 돌려보내주었다. 시내 남대천 가에서 열리는 단오 구경을 가거나 동네 그네터에 가서 놀라는 뜻이다.
단오가 되면 동네 청년들이 동아줄을 틀어 그걸로 높이 그네를 달아놓았다. 또 이틀 전쯤 냇물을 따라 경포호수로 내려가 창포를 파와 그걸로 머리를 감으라고 집집마다 몇 뿌리씩 돌리기도 했다.
어린 시절 단오장에 가면 정말 없는 것이 없었다. 할아버지를 따라가도 좋았고 아버지어머니를 따라가도 좋았고 형제들이 몰려가도 좋았다. 고구려의 동맹, 부여의 영고와 함께 시작된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이고 축제인데, 이제 다른 곳의 단오는 다 사라지고 오직 ‘강릉 단오’만 빡세게 살아남았다.
이 ‘강릉 단오’가 올해부터 ‘유네스코가 선정한 인류문화유산’에 포함된다. ‘세계 속의 강릉, 세계 속의 문화, 세계 속의 단오’가 되는 것이다. 이 일을 위해 몇 년 동안 발이 부르트도록 준비하고 애쓴 사람들이 있다. 심규섭 강릉시장님, 최종아 강릉시의회의장님, 제가 내일 단오장에서 보면 수릿날(술의 날) 수릿술 한 대접 받아 올리겠습니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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