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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나이팅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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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나이팅게일

입력
2005.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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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그림책 ‘엄마마중’으로 백상출판문화상을 받은 그림작가 김동성이 신작 ‘나이팅게일’을 내놨다. 안데르센의 동화를 그림책으로 만든 그의 솜씨는 이번에도 아주 훌륭하다.

원작은 아름답게 노래하는 새, 나이팅게일이 병들어 죽어가던 중국 황제를 생명의 노래로 구해주는 이야기다.

태엽을 감아주면 노래하는 조각품 새에 정신이 팔려 나이팅게일을 잊고 있던 황제를. 황제는 궁궐에서 함께 지내자고 하지만, 나이팅게일은 자유롭지 못한 궁궐 대신 마음대로 훨훨 날아다닐 푸른 숲을 택한다. 대신 가끔씩 찾아가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하고.

그림 속 나이팅게일은 아주 작고 소박하게 그려져 우람한 체구의 황제나 웅장하고 화려한 궁궐과 대조를 이룬다. 작고 볼품없는 새 한 마리가 일으키는 기적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의도적인 장치다.

절대권력을 지닌 황제의 오만한 표정은 죽음의 신을 물리쳐준 나이팅게일에게 고마워할 때 비로소 따뜻하고 편안하게 바뀐다.

이 책에서 그림 작가는 장면마다 연극적인 연출을 해서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황제의 눈치를 보느라 허둥대는 신하들이나 조각품 새를 구경하며 감탄하는 백성들의 다양한 표정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참 재미있다. 이 익살맞은 조연들은 그림 작가의 재치가 만들어낸 것이다. 덕분에 책 읽기가 더욱 즐겁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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