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하는 당뇨병 환자들이 많이 묻는 질문이 “술을 먹어도 됩니까?”, “직장에서 회식할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입니다. 물론 술은 당뇨병 조절을 위해 마시지 않아야 합니다.
다만 꼭 먹어야 할 경우는 술 1~2드링크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술에 함유돼 있는 알코올량과 당질량에 따라 열량을 고려해야 합니다. 알코올은 1g 당 7㎉ 열량을 내며, 당질은 1g 당 4㎉의 열량을 내므로 술 종류에 따른 열량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술 1드링크라 함은 알코올을 15g 정도 함유한 분량(약 100㎉정도 열량을 냄)으로 맥주는 1캔, 소주는 1과1/3잔, 청주는 반컵, 포도주 1잔, 위스키 1잔 정도가 해당됩니다.
부득이하게 이 정도의 술을 마셨을 경우 지방과 당질의 섭취를 100㎉ 정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한번 술을 마시면 많이 마시는 분이나, 고지혈증, 췌장염, 위염, 잦은 저혈당, 신장병, 심장병 등이 있는 환자나, 약물을 복용 중이거나, 임산부 등은 금주해야 합니다.
술을 지속적으로 많이 마시는 사람들의 90% 정도는 지방간을 보입니다. 지방간 상태에서 계속 술을 마시면 알코올성 간염, 나아가 알코올성 간경화증으로 악화합니다. 그러나 지방간 상태에서 금주하고 적절한 식사요법을 하면 지방간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가끔 술 종류에 따라 다르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는데, 술 종류가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술에 함유된 알코올 함량이 문제되므로 일단 지방간이나 간염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경우엔 금주해야 합니다. 알코올 해독작용이 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과도한 음주는 간을 손상하므로 음주를 적당히 해야 합니다.
적당한 음주는 술마시는 각자에게 건강상 해를 초래하지 않으며, 사회적으로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정도의 음주량을 말합니다. 여자에게는 하루에 1잔 이하, 남자에게는 하루에 2잔 이하이지요.
하루에 와인 1~2잔을 마시면 심장질환 발생률이나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으나 다량의 음주는 심장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습관적인 음주는 고혈압에 영향을 주며, 하루에 3~4잔의 술을 마시는 경우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고혈압 위험률이 50% 정도 늘며, 6~7잔을 마시는 경우 100%가 혈압이 높은 것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미 고혈압인 경우에는 술을 끊거나 절제하면 혈압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폐경 이후 여성은 골절 위험이 많아지는데 음주는 골다공증 발생 위험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알코올은 소변 내에 칼슘배설을 증가시켜 체내 칼슘 손실을 초래합니다. 또 만성 과음은 칼슘 대사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비타민D 대사를 저해해 칼슘 흡수를 방해함으로써 골다공증 발생위험을 높이게 됩니다.
이러한 건강상 문제들은 알코올 자체 독성으로 인한 영양소 대사변화에 기인하기도 하고, 알코올 섭취로 다른 식품의 섭취가 감소됨에 따른 미량 영양소의 섭취부족과 흡수불량으로 인해 영양불량이 초래되는데 기인하기도 합니다. 이런 건강상 위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술 소비량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1994년에는 우리 국민의 위스키 소비량이 세계 6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제는 우리 국민들이 절제된 음주를 통해 더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영연 삼성서울병원 영양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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