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기대지수가 석달 만에 기준치 이하로 추락하며, 국내 소비자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비관론 우세’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제유가의 지속적 상승과 국내총생산(GDP) 등 1분기 경제지표가 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수출 둔화세가 뚜렷한 가운데 경제회복의 관건인 소비심리마저 다시 식고 있어 경제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켜졌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5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6개월 후의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가 99.2로 전월의 101.3보다 2.1포인트 떨어져 두달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3개월 만에 기준치 이하로 내려갔다.
항목별로 보면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는 102.4로 여전히 기준치보다 높았지만 전월의 107.8에 비해 무려 5.4포인트나 추락했다. 생활형편과 소비지출 기대지수 역시 101.5에서 100.8로, 104.9에서 103.4로 각각 하락했다.
그 동안 기준치 아래서 맴돌던 가구 가전제품 승용차 등 내구소비재구매와 외식ㆍ오락ㆍ문화생활 관련 기대지수도 각각 89.8과 90.6으로 전월에 비해 더 떨어졌다.
소득계층별로 보면 월평균소득 400만원 이상인 계층의 기대심리는 106.9에서 103.6으로, 300만~399만원인 계층은 107.4에서 102.0으로 크게 낮아진 반면 소득이 200만~299만원의 경우 102.5에서 101.2로, 100만~199만원의 경우 97.7에서 97.6으로 제자리 걸음을 보여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빠르게 냉각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나 생활형편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도 85.5로 전월보다 4.7포인트 떨어져 5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재경부 관계자는 “소비자기대지수의 하락 폭이 큰 것은 조사 기간인 지난달 22~28일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고, 한국은행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가 2.7%에 그쳤다고 발표한 것 영향을 받았다”며 “경기ㆍ생활형편 기대지수가 여전히 100을 상회하고 있는 만큼 소비의 완만한 회복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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