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기업인 ㈜에스텍파마 김재철(45) 사장은 요즘 경영컨설팅 업계에서 유행하는 ‘블루오션(Blue Ocean)’ 전략으로 성공한 경영자이다. 김 사장이 1996년 설립한 에스텍파마는 원료 의약품과 신약 중간체를 생산하는 회사로, 해당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2002년 53억원이던 매출 규모가 올해 150억원으로 예상될 정도로 매년 30~40%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기술력의 우수성은 세계적 투자은행 ABN암로가 에스텍파마의 지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려고 노력한다는 데서 알 수 있다. ABN암로는 지난해 에스텍파마가 해외 투자자들에게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대부분 인수했다. 김 사장은 “당시 발행된 물량을 주식으로 환산하면 약 48만주에 달하는데, 최근 ABN암로 측이 주식 추가 인수를 제의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에스텍파마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을 묻는 질문에, “회사 운명을 걸고 150억원을 투입해 경기 화성 발안공단에 짓고 있는 신공장의 성공 여부”라고 말했다. 회사의 최종 목표는 세계 의약품 시장의 45%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 공략이며, 이를 위해 일본이나 유럽보다 훨씬 까다로운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공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내년 10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신공장이 실패하면 회사가 위기에 빠지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오히려 급성장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황우석 교수가 진행하는 줄기세포 연구가 진전되더라도, 우리처럼 화학반응으로 신약을 제조하는 제약업체의 위상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태평양제약 중앙연구소 연구원 출신인 김 사장은 에스텍파마를 이용해 개인 재산을 늘리기보다는 회사를 어떻게 더 키울 것인가에 관심이 많다. 그는 “최근 증시 주변의 작전세력에게서 호재성 공시를 미리 알려주면 거액을 주겠다는 제의가 왔으나, 단호히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 투자자들은 1만원 내외를 우리 회사의 목표 주가로 보고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주가가 너무 오르는 게 부담”이라면서도 “무상증자와 차등배당 등 소액주주를 우대하는 정책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텍파마는 독자적인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최고 경영자가 사욕을 챙기지 않는 회사라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