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의 저주(詛呪)가 증시에도 나타났다.”
우리나라 금융당국의 5%룰을 ‘정신분열증’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FT)가 이번에는 우리나라 증시를 세계 주요국가 가운데 주가가 가장 낮은 곳으로 평가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7일 FT 자료를 인용, 5월말 현재 우리나라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9배로 미국(19.1배) 일본(27배)은 물론이고 태국(9.7배) 인도(13.4배) 인도네시아(11.7배) 등 동남아 국가보다도 낮다고 밝혔다. PER란 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됐음을 뜻한다.
그러나 거래소가 3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한국 증시의 PER는 13.9배로 미국(19.1배) 일본(27.7배)보다 낮았으나, 대만(11.1배) 인도(13.6배) 태국(9.6배) 보다는 높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두 달 만에 한국의 PER 수치가 급락한 것은 FT가 PER 계산 때 사용한 순이익 자료를 2003년 기준에서 2004년 기준으로 변경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2004년 12월 결산 상장기업의 순이익이 대폭 줄면서 PER 수치가 급락했다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그러나 “FT가 한국과 달리 대만 인도 태국 등의 PER에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발표한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대만 인도 태국의 경우 한국과 같은 계산법이 적용됐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해소되고 있다고 주장하던 거래소가 신빙성이 떨어지는 FT자료를 인용, ‘한국 증시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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