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4시20분께 대전 동구 인동 H아파트 110동 뒤편 잔디밭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충북 옥천군 모 중학교 교감 김모(61)씨가 쓰러진 채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씨가 아파트 옥상에 슬리퍼를 가지런히 벗어놓았고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꿋꿋하게 잘 살아라’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점으로 미뤄 투신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24일 학교를 방문한 김천호 충북도교육감 영접을 둘러싼 학내 갈등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고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지난달말 전교조 충북지부 홈페이지 등에 “전국소년체전 준비를 격려하기 위해 교육감이 학교를 방문했을 때 화장실에 수건이 비치돼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년을 1년 앞둔 김씨가 연하의 교장에게 호되게 질책 당했다”는 글을 올려 학교 측의 `과잉 영접'을 비난했다. 옥천교육청과 전교조 충북지부는 이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여 왔다. 그러나 이 학교 교장은 “사실이 아닌 부분이 과장돼 알려졌다”며 이를 부인했다.
김씨의 부인은 “글이 인터넷에 실린 뒤 남편이 배후조종자로 오해받아 몹시 괴로워했다”며 “외압에 시달리다 못해 교사 집을 찾아가 밤을 새며 삭제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부인은 또 “교육청과 교장 등이 학내 문제가 외부에 알려진 데 대해 진상을 조사한다며 압박을 가하자 ‘교육청이 자꾸 목을 죄여온다’고 불안해 했다”며 “교육 당국과 학교의 권위적 태도가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장과 옥천교육청 관계자는 “글이 실린 뒤 김씨가 교육청을 찾아와 경위 설명을 한 것이 전부”라며 “교내ㆍ외에서 김씨를 압박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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