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오르니까 집주인들이 나왔던 매물을 모두 거둬들여 거래가 전혀 없습니다. 호가 위주로 가격만 계속 올라 부르는 게 값입니다.”
4일 경기 분당구 정자동에서 만난 H부동산 대표 김모씨는 거침 없이 오르는 분당의 아파트 가격을 몹시 의아해했다. 김씨는 “판교 후광 효과가 기대되면서 1월 중순부터 3월까지 가격 상승세가 너무 거셌다”며 “하지만 이 같은 가격 급등은 판교신도시 개발에 따른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결과일 뿐 실거래를 기반으로 한 것은 아니다”고 말해 거품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파트 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거래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분당과 용인 등 판교신도시 인근 지역은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11월 일괄 분양하는 판교신도시의 후광효과에 기댄 분당, 용인을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하더니 상승세가 평촌, 수원 영통, 과천, 의왕 등 경기 남부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2003년 10ㆍ29대책 이후 한동안 떨어졌던 아파트 값이 1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현재 10ㆍ29대책 이전 가격을 훨씬 넘어섰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어떤 계기만 생기면 더 올라갈 수 있는 불안한 양상이다.
분당의 아파트 가격을 주도하고 있는 고급 주상복합인 정자동 파크뷰 48평형의 경우 지난해말 8억~9억2,000만원에 나온 매물이 5개월 사이 3억8,000만원 가량 급등, 현재 13억원 선의 호가가 형성돼 있다.
2ㆍ17 부동산대책 이후 무려 40%가 넘게 상승했지만 그나마 매물이 전혀 없는 상태. 수내동 양지 한양 32평형은 지난달 21일 4억4,000만원에서 현재 5,000만원 이상 올라 5억1,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수도권의 대표적 난개발 지역으로 꼽히던 용인도 올들어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지와 죽전, 구성, 상현, 신봉 등 주요 지역 새 아파트의 중대형 평형이 가파르게 상승, 평당 1,300만~1,4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신봉동 신봉자이 1차 46평형도 올 초에 비해 1억4,500만원(31.8%) 가량 올라 6억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상현동 금호베스트빌1차 47평형은 2.17 대책 이후에도 5,000만~7,000만원이 올랐다.
판교 개발의 불길이 옮겨 붙은 평촌도 상승률이 가파르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최근 1주일사이 1.08% 오르면서 분당(1.02%)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평촌 초원 대원 33평형은 1주일사이 2,500만원이 올라 3억4,000만원을 기록했고, 갈산동 샘쌍용 37평형은 평균 1,750만원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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