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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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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대 간 아들ㆍ엄마의 엽기편지

<이등병>

부모님 전 상서

북풍한설 몰아치는 겨울날 불초소생 문안 여쭙습니다. 저는 항상 배불리 먹고 잘 보살펴 주시는 고참님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대한의 씩씩한 남아가 되어 돌아갈 그 날까지 건강히 지내십시오.

<이등병 어머니>

사랑하는 아들에게

군대에서 소포로 온 네 사복을 보고 밤새 울었단다. 추운 날씨에 우리 막둥이 감기나 안 걸리고 생활하는지 이 엄마는 항상 걱정이다. 집안은 모두 편안하니 아무 생각 말고 씩씩하게 군 생활 잘 하길 빌겠다.

<일병>

어머니께

‘빡 센’ 훈련이 얼마 안 남았는데 어제 무좀 걸린 발이 도져서 걱정입니다. 군의관에게 진료를 받았더니 배탈약을 줍디다. 용돈이 다 떨어졌는데 빨리 부쳐주지 않으면 옆 관물대를 뒤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병 어머니>

아들 보아라

휴가 나와서 네가 타간 용돈 때문에 한달 가계부가 정리가 안 된다. 그래도 네가 잘 먹고 푹 쉬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기분은 나쁘지 않구나. 다음 휴가 나올 때는 미리 연락주기 바란다. 돈을 모아 놔야 하거든… -_-;; 그리고 군복 맞추는 값은 입금시켰으니 좋은 걸로 장만하길 바라마. (ps: 니네 아빠 군대 때는 그냥 줬다던데….)

<상병>

엄마께

엄마 왜 면회 안 와?! 아들이 이 촌구석에서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어제 김일병네 엄마는 먹을 것 잔뜩 사 들고 와서 내무실에 풀고 외박 나가서 곰장어 회도 먹었다더라~. 엄마는 가끔 내 친엄마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투덜~투덜~.

<상병 어머니>

아들아~

수신자 부담 전화는 이제 그만하기 바란다. 어째서 너는 군 생활을 하면서 전화를 그렇게 자주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무슨 놈의 휴가는 그렇게 자주 나오냐? 누굴 닮아 저 모양이냐고, 어제는 아빠와 둘이 대판 싸웠다. 내가 이겨서 너는 아빠를 닮은 것으로 결정 났으니 그리 알거라 .

<병장>

여기는 사람 살 곳이 못돼. 어떻게 군 생활을 지금까지 했나 내가 생각해도 용해~. 짬밥을 너무 많이 먹어 얼굴에 황달기가 돌아 미치겠어. 그리고 보내준 무스가 다 떨어졌으니 하나 더 보내줘. 헤어스타일이 영 자세가 안 잡혀~. 그리고 놀라지 마. 어제는 내가 몰던 탱크가 뒤집어져서 고장 났는데 사비로 고쳐야 된대~ 엄마. 100만원이면 어떻게 막아볼 수 있을 거 같은데. 다음 주까지 어떻게 안될까?

<병장 어머니>

네 보직이 PX 병이란 사실을 이제야 알아냈다. 탱크 고치는 데 가져간 돈, 좋은 말로 할 때 반납하기 바란다. 요즘 가정 형편이 어려우니 차라리 거기서 말뚝이나 박았으면 좋으련만. 네가 쓰던 방은 어제부터 창고로 쓰고 있다. 벌써 26개월이 다 지나간 걸 보니 착잡하기 그지 없구나.

http://blog.empas.com/solim122/8961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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