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4월 소프트패치(경기확장 국면 속의 일시적 부진) 논쟁이 일단락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4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경제는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희망적 징후들을 소개했다. 2년간 350만개의 새 일자리가 생겨났고, 주택보급률은 사상 최고이며, 제조업 생산은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측 연설자로 나온 바이런 도건 상원의원의 전망은 달랐다. 재정적자 확대, 유가 인상, 일자리 해외이탈을 지적하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강도높게 표명했다.
최근 지표들은 ‘인플레냐, 경기부진이냐’는 논쟁에서 경기부진 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3일 발표된 5월 비농업 분야 신규 일자리는 2003년 8월 이후 최저인 7만 8,000개로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앞서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PMI)의 제조업지수는 2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도 인플레보다 소프트패치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이달 말이면 금리인상은 9이닝(마지막)에 들어간다”며 금리인상이 더 이상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3일 뉴욕증시는 지표악화와 유가인상, 애플사의 악재로 급락세를 보였다. 애플 주가는 초고속 성장을 계속해 온 아이포드(iPod)가 구형 배터리 불량 문제로 인해 매출이 둔화할 것이란 소식에 무려 5.7%나 하락했다.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원유생산이 25년래 최고를 기록했지만, 7월 인도분 텍사스 중질유는 미국의 수요증가와 재고감소로 55달러대에 재진입하는 등 급등세를 이어갔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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