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시론] 대입 '불확실성' 없애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시론] 대입 '불확실성' 없애야

입력
2005.06.05 00:00
0 0

2008학년도 이후 대학 입시전형에 수능, 내신, 논술, 면접을 적절히 조합해 선발하는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한다. 학부모들은 학생부담과 사교육비가 증가하거나 본고사가 부활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극복하고, 대입제도가 궁극적으로 교육의 질 향상과 공교육 정상화, 창조적인 인재의 발굴ㆍ육성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전제가 필요하다.

우선 교육부와 대학이 논술과 본고사를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고 미리 공표해 본고사 도입 의혹을 조기에 잠재워야 한다. 전형요소를 선택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조합을 개발하고 2, 3년 전에 전형방법을 공개해 학생들이 충분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논술과 면접 전형에서는 고교 교육과정을 거친 학생이라면 충분히 해결 가능한 논술ㆍ면접 문항을 개발해 출제해야 한다. 그러나 내신 부담을 줄인다는 명분 아래 논술ㆍ면접, 특기적성의 비중을 지나치게 높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학교의 준비가 미흡해 학습 부담과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신만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경로를 중요한 비중으로 열어두고 이를 확대시켜 나가는 정책 방향을 찾아야 한다.

대학은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학은 인재를 적극적으로 찾아낼 수 있으며 고교는 대학의 인재 발굴에 대비하기 위해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농어촌 학생을 위한 지역균형선발제도, 실업계 학생 특별전형 등 ‘적극적 차별정책’을 확대해 교육을 통한 사회계층 재생산을 제한하고 사회적 형평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대학이 졸업생으로 경쟁하는 체제를 만들어가야 한다. 자체평가를 거쳐 일정한 자격을 갖춘 학생에 한해 졸업을 허용함으로써 대학과 학생의 노력을 촉진ㆍ유도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논술ㆍ본고사 구분 기준 필요

그러나 새 대입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이 대학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고교교육의 창조적인 혁신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내신 비중 확대 = 교육의 질 향상’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내신을 대폭 강화했는데 학교교육방식이 창조적 사고력을 향상시키지 못하고 내신평가 방식이 공정하지 못하다면 교육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도 있다. 학생들이 수능과 논술ㆍ면접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 것은 교육 과정과의 괴리 탓만이 아니다. 수능과 논술ㆍ면접이 요구하는 종합적 사고력 향상에 학교교육이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내신으로만 대입전형을 한다면 우리 교육은 오히려 퇴보할 수도 있다. 그것은 결코 평가의 공정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업과 평가의 질 문제이다. 결국 새로운 대입제도를 통해 교육의 질 향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체 혁신을 통해 학교에서 내신과 수능, 논술ㆍ면접을 충분히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독서와 토론, 실험 등 사고력 향상을 위한 교수ㆍ학습 방법을 폭넓게 도입해야 한다. 또한 평가의 공정성ㆍ신뢰성 제고를 위해 ‘평가방법 및 기준 공개제도’와 ‘평가교사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 특히 교사의 주관이 많이 개입되는 수행평가 방식은 정기고사와 수행평가의 질 개선을 위한 자체 노력과 연수 등 공정성을 위한 개선책이 필요하다.

-내신평가 공정성 확보를

학교교육의 혁신을 위해서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여건의 개선이 필요하다. 교사 증원, 교사잡무 경감, 교사연수 확대ㆍ개선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전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올바른 문제인식과 적극적인 대처가 있어야 한다. 2008학년도 대입제도는 미완성이다. 따라서 발생 가능한 문제를 예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먼저 자신의 위치에서 가능한 대책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한다. 교육인적자원부와 대학 그리고 고교의 적극적인 혁신을 촉구한다.

안선회 교육과시민사회 정책실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