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휴대폰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중·저가 휴대폰을 구매한 소비자들보다 더 많은 품질상의 문제점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기능 최신형 휴대폰일수록 복잡한 설계 때문에 기능상의 결함이 많다는 일부 주장이 경험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3일 소비자조사전문업체 마케팅인사이트는 최근 6개월 사이에 휴대폰을 구입한 소비자 1만2,4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만원대 이상 고가 휴대폰에서 ‘100대당 문제점 발생 건수’(P-PPH)는 총 922건, 1대 평균 9.2건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는 조사에 응한 소비자의 휴대폰(5,092개)을 구입가기준 ‘15만원 이하’에서 ‘70만원 이상’까지 10만원 단위 총 7개 군으로 나눠 비교한 가운데 최대치다. 구입가 70만원 이상의 고가 제품은 통화 품질상의 문제점도 809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전반적으로 제품 가격이 비쌀수록 문제 발생 확률도 높았다. ‘50만원대’와 ‘60만원대’의 중·고가 제품에서는 각각 810건, 808건의 기능 이상이 보고돼 2·3위를 차지했다.
품질 불만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난 가격대는 20만원에서 49만원 사이였다. 특히 30만원대 휴대폰의 문제점 발생 건수는 총 684건에 머물러 비교적 안정된 품질을 보여줬다.
그러나 초저가로 내려가면 기능 불만 건수가 다시 증가, 15만원대 미만 제품에서는 기능상의 문제점이 792건, 통화 품질상의 문제점이 733건 보고됐다.
마케팅인사이트측은 “설문 과정에서 휴대폰의 보편적 기능을 중심적으로 조사했는데도 이와 같은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고가 휴대폰들이 기본 성능보다는 다수의 첨단 기능을 집약하는데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YMCA 소비자고발센터도 업체간 첨단 휴대폰 출시 경쟁으로 인해 고가의 융·복합 휴대폰이 수많은 기능 결함(버그)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국내 휴대폰 제조업계는 “고가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일수록 제품 기능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사소한 문제점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실제로 작동 부주의로 인한 문제점을 결함으로 착각하는 소비자도 많다”고 반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또 “갓 출시된 고가의 최신형 제품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품질이 안정되는 동시에 가격도 떨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중저가 제품에서 문제점 발생 건수가 적은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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