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상을 받는다고요? 그럴리가요?”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민정씨는 계속해 되묻기만 했다.
“상을 타보겠다고 보낸 것은 아닙니다. 전에 여성 생활 수기 수상작을 읽다가 너무 가슴이 찡해서 나도 저런 글 꼭 한 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그저 잘 쓰고는 싶었는데 제대로 씌어졌는지나 모르겠네요.” 쉽지 않은 삶을 걸어 오며 단단해진 목소리가 슬며시 떨려왔다.
그는 어릴 적부터 글 쓰는 걸 좋아했지만 글 재주가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글로 상 받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어버이날, 그는 어머니를 찾아 뵈었다. 수기 속 ‘그 여자’인 어머니가 계신 경남 진주시의 외딴 시골 마을로 새벽같이 아이들과 함께 다녀 왔다고 했다. 어머니는 손주들을 무척 좋아한다. “엄마는 이 글을 쓴 줄 모릅니다. 아직도 제가 당신을 무지 미워하고 있는 줄 알거예요. 제가 퉁명스러워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질 못합니다. 그저 아이들만 앞세우지요. 또 예전에 워낙 모진 말들을 많이 했고요. 다 살갑지 못한 제 성격 탓이죠.”
이번 수기로 김씨는 이제껏 숨겨왔던 많은 비밀들을 털어 놓게 돼 곤혹스러운 점도 많다. “남편도 제 어린 시절에 대해 윤곽만 알뿐 자세한 내용들은 몰라요. 이 글을 읽고 나면 많이 혼 날거예요. 특히 유산을 고민했던 부분에서는요. 남편과 한 마디 상의하지 않았던 일이거든요”
그 긴 글을 그대로 실을 수 없어 요약을 해야 하는데 글쓴이가 원하는 부분을 들어내겠다고 했다. 그의 답, “빼야할 것은 없지만, 특히 절대 빼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어요. 더 이상 엄마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대목은 꼭 남겨 주세요.” 지난 어버이날 그는 서류상 인연이 끊긴, 어머니의 말소된 주민등록을 늦더라도 여름 휴가 전에는 꼭 회복시켜 놓겠다고 약속하고 돌아 왔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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