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돌아가신 뒤 2년째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가지고 살아온 열 다섯 살 성현이. 성현이는 어느날 철학자 나골 선생으로부터 이메일 한 통을 받는다. ‘내가 보는 세상이 과연 진짜일까,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는가, 왜 사는가’라는 궁금증을 풀어주겠다는 제안이었다.
성현이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여름방학을 기다렸다 나골 선생의 비밀스러운 연구실인 ‘나골리스’를 찾아간다. 나골리스는 바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살았던 고대 그리스로 통하는 시간의 문. 그곳에서 레슬링선수로 활동하는 플라톤을 만난 성현이는 철학적 난제들을 그와 함께 하나씩 풀어간다.
‘플라톤 영화관에 가다’는 그렇게 ‘시간여행’을 통해 한 고등학생이 자연스럽게 서양 철학의 뼈대인 플라톤의 사상을 이해해 가는 과정을 그린 청소년 철학소설. 건국대학교 인문과학 연구소 연구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눈높이를 낮춰 친근한 이야기의 세계로 청소년들을 이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_플라톤_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철학사의 계보를 소개하고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나골선생과 플라톤의 대화를 통해 설명해주는 것은 잊지 않는다.
철학의 부재가 사회 곳곳에 만연한 가운데,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철학이 근엄하고 재미없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고 속삭이는 점이 바로 이 책의 미덕이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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