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민의 숙원인 화장장 건립사업이 20년 만에 첫삽을 떴다.
청주시는 2일 “청주 화장장 예정지인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 지역 주민협의체와 지난달 맺은 화장장 건립 추진 협정에 따라 1일 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시는 200억원을 들여 월오동 산 4번지 일대 2만3,000여평 부지에 화장로 8기(예비 2기)를 설치하고 이곳에 1만위를 안치할 수 있는 납골당과 장례식장을 조성해 늦어도 2007년 하반기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매년 화장장 이용률이 3~5%씩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도 신축되는 화장장은 청주와 청원, 증평, 진천 등 청주권 100만 주민이 향후 30년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한편 기피시설 유치에 동의해준 준 월오동 주민들은 지역개발 등 선물 보따리를 한아름 안게 됐다. 주민들은 장례식장 운영권과 식당 운영권 등을 갖는 것은 물론이고, 소규모 주민숙원 사업 50여건도 추진된다. 또 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130억원을 들여 월오동 인근에 노인복지 마을과 인류사 박물관을 만들어지고 화장장과 마을 사이에 7만8,000평 규모로 시민휴식을 위한 수변 공원도 조성된다. 수변 공원에는 높이 6.2㎙의 사방댐과 600여평의 인공호수, 미니 수목원, 잔디 광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당초 청주의 화장장은 1966년 청주시 가경동 산 87 번지 일대에 화장로 3기 규모로 설치됐으나 시설노후와 붕괴 위험으로 85년 가동이 중지됐다. 이후 시는 새로운 화장장을 설치하기 위해 인근 가경동 91-5번지 일대 1만 1,000평 부지를 후보지로 선정했으나 곧 바로 주민 반대에 부딪혔다. 이후 86년 진천군 문백면, 87년 청원군 낭성면, 88년 청원군 옥산면으로 수차례 후보지를 바꿔 추진했지만 그 때마다 주민 반발로 모두 무산됐다. 특히 98년에는 월오동 산 2의 1번지를 후보지로 정해 사업을 추진하던 중 지역민의 거센 반발에 밀려 국가에서 지원한 예산마저 반납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화장장은 물건너갔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청주권 화장률이 전국 최하 수준으로 떨어지자 청주시는 철저한 현지조사와 끈질긴 주민 설득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아래 2002년 원점에서부터 화장장 부지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산 골짜기의 구석구석을 찾아가 1차로 10개소를 후보지로 물색해 전문가,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했고 2차로 5개소를 추린 뒤 시민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
2003년 3월 지금의 월오동 산 4번지 일대를 최종 후보지로 공표한 뒤 전담 협상팀을 구성해 주민들과 200여회가 넘는 ‘맨투맨’식 대화를 벌였고 40여회의 현지조사를 통해 지역 실정에 가장 적합한 지역 개발 청사진도 개발했다. 특히 지난해 3월 폭설로 월오동 일대 축산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었을 때 시청 공무원들이 복구작업에 앞장서자 주민들의 닫힌 마음도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청주시 화장장추진팀 안승길 팀장은 “새 화장장은 최첨단 친환경 종합 장례시설로 건립된다”며 “그동안 화장장이 없어서 대전, 김천까지 먼거리를 이동해야 했던 주민들의 불편도 덜고 장묘 문화를 개선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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