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거리 시력이 떨어지는 백내장 치료 시 다초점렌즈 안경을 쓰는 것처럼 근거리 시력이 떨어지는 노안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정의상 교수팀은 최근 ‘자동초점조절 인공수정체’를 이용해 백내장 수술을 받은 50대 이상 연령층 23명의 환자를 추적조사한 결과, 수술 2달 후 원거리시력이 0.7~1.0로 정상화됐을 뿐 아니라 근거리시력도 0.65 수준으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근거리 시력 0.65는 돋보기 없이 책을 볼 수 있으며, 0.5는 신문, 0.4는 일반서적을 볼 수 있는 수준이다. 또 보통 노안은 나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 0.15 이하의 근거리시력을 보인다.
기존 백내장 수술은 고정식 인공수정체를 삽입함으로써 근거리 시력이나 원거리 시력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즉 원거리 시력으로 초점을 맞추면 독서를 할 때는 돋보기를 이용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고 근거리 시력에 초점을 맞추면 평상시 근시안경을 써야 했다.
반면 자동초점조절 인공수정체는 정상인의 수정체와 같이 모양체 근육의 움직임에 따라 인공수정체가 앞뒤로 움직여 원근을 조절하는 원리로 작동되기 때문에 백내장 치료와 동시에 근거리와 원거리를 모두 잘 볼 수 있는 노안치료효과까지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게 정교수의 설명이다.
자동초점조절 인공수정체는 200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으며, 유럽에서는 2001년부터 널리 쓰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4년 삼성서울병원이 처음으로 도입했다.
정 교수는 “미국의 경우 2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동초점조절 인공수정체 수술이후 74% 정도가 안경없이 생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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