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군의 군정은 ‘어메니티(Amenityㆍ쾌적함)’라는 용어로 집약된다. 금강과 서해바다, 산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문화ㆍ역사적 자원을 특색있게 개발해 살기 좋은 주거, 생활, 경제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모토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 ‘어메니티 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자연과 경관을 보전하고 친환경농업을 하는 마을 3곳을 매년 선정해 1억원을 지원한다. 주민들은 지원금으로 마을환경 정비는 물론 도시민을 유치하기 위한 사업도 벌인다. 지난해 어메니티 마을로 선정된 비인면 남당리의 경우 한 달에 100명 이상의 도시인들이 찾아와 농산물 판매와 숙박 등으로 짭짤한 농외소득을 올리고 있다.
고령화사회를 맞아 노인복지사업도 서천군이 역점을 두는 분야다. 2007년까지 종천면에 170억원을 들여 건설하는 노인종합복지타운은 주거단지와 요양시설, 전문병원, 공연장, 체육시설을 갖춘 은퇴노인들의 안식처. 약초, 모시풀 재배단지 등 공동농장도 만들어 요양과 생산활동을 겸하도록 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서천군은 최근 정부의 농어촌 복합노인복지 시범단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역 특산품인 한산모시의 세계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모시옷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올해 5월초 1주일간 열린 한산모시문화제에서는 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군은 앞으로 전통모시옷을 고급화해 현대적 의상과 액세서리를 개발하고 모시 속옷과 양말, 니트 등의 제조업 육성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 모시빵과 차, 국수, 비누 등 다양한 모시 활용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천=허택회기자 thheo@hk.co.kr
■ 나소열 서천군수
나소열(47) 서천군수는 “21세기는 ‘환경이 약(藥)인 시대’로 서천군의 산과 강, 바다 등 천혜의 환경이 잘 보전된 것이 지금 와서 보면 아주 다행”이라며 “지역개발이 늦어졌다고 불평했지만 이제는 자연이 중요한 소득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군수는 자연을 훼손하는 개발이 아니라 보전과 리모델링을 통해 다른 곳과 차별화한다는 발전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전략 자체도 관이 나서기보다 주민 스스로 세우도록 한다. “주민의 활력과 창의성을 격발시키는 게 행정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주민에게 맡겼더니 마을별로 차별성이 생겨 더 잘 되더라”고 말했다.
주5일 근무제에 따른 ‘5도(都) 2촌(村)’ 시대에 도시민들을 끌어들이는 바다, 철새도래지, 갯벌 등 서천이 가진 자연환경을 잘 가꾸고 궁극적으로 도시인들이 정착할 수 있는 웰빙타운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갖고 있다. 도시 은퇴노인들이 요양과 생산활동을 겸할 수 있는 종천면 노인종합복지타운 건설은 그 첫걸음이다.
나 군수는 “서천을 도시민들이 잃어버린 본성을 되찾을 수 있는 고장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천=허택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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