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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싱가포르 대사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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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싱가포르 대사의 침묵

입력
2005.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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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캘빈 유 싱가포르 대사와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은 무슨 관계인가?”

행담도 개발 의혹 사건의 내막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지만 풀리지 않는 대목 중 하나가 캘빈 유 대사의 역할이다. 주한싱가포르 대사관은 지난달 말 “행담도 개발은 도공과 행담도개발㈜ 사이의 사적인 사업으로 싱가포르 정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불거지기 이전과 이후의 유 대사 행적은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도 많다. 그는 지난해 5월 김 사장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해 정찬용 수석에게 김 사장의 신원을 보증한 데 이어 “김 사장은 신뢰할 만한 사람이며 행담도개발을 S프로젝트의 시범사업으로 추진해달라”는 내용의 서한까지 보냈다.

또 지난해 1월 도공측에도 “김 사장은 싱가포르 정부가 연계된 타마세크 홀딩스의 한국투자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인물”이라며 “행담도 개발사업은 한국에 대한 싱가포르의 잠재적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상징적인 프로젝트”라고 사업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나 대사관측의 공식 입장처럼 행담도 개발에는 싱가포르 정부는 투자한 적이 없었다. 때문에 유 대사가 김 사장과의 사적 친분으로 싱가포르 정부를 들먹이며 한 개인 사업자를 도왔던 것인지 아니면 다른 속사정이 있었던 것이나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국책사업이었던 S프로젝트와 행담도 개발을 연결시켰던 청와대의 오판이 전적으로 싱가포르 대사의 책임만은 아니다. 하지만, 유 대사가 오판의 단초를 제공했던 것은 사실이다.

유 대사는 감사원의 질의에도 답변을 미루고 있을 뿐 아니라 언론의 인터뷰 요청도 회피하고 있다. 유 대사는 외교관 면책특권 뒤에 숨을 게 아니라 떳떳하게 자신의 의혹을 해명해야 마땅하다.

송용창 정치부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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