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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도 수출채산성 비상

입력
2005.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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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침체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렸던 대기업들이 환율과 수출단가 하락으로 채산성이 떨어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특히 국내 최고 수출기업인 삼성전자 마저 환율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전망치보다 낮은 실적이 우려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2일 삼성전자의 2ㆍ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보다 9.0% 낮은 1조7,100억원 선으로 내려 잡았다. 반도체 부문의 부진 때문이다. 2분기 D램 평균 판매가격 하락 폭이 당초 예상인 12.9%보다 훨씬 높은 20.1% 수준으로 예상되는 데다 낸드플래시 출하증가율도 15.0%로 전망치 25.0%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2위인 반도체의 수출단가가 1년여 만에 무려 40%이상 떨어진 것이다. 삼성증권은 그러나 “분기별 이익 모멘텀이 2분기를 바닥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3ㆍ4분기부터는 다시 2조원대의 분기 영업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 1위인 자동차도 수출 단가 하락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현대차의 평균 수출단가는 1년 사이 10% 가까이 떨어졌다.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20%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아차도 1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에 비해 85%나 떨어져 이미 비상대책 수립에 나선 상태다.

국내 조선업체 역시 환율하락과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1분기 적자로 돌아선 데 이어 선박 발주량 감소가 예상돼 우울한 입장이다. 기업신용평가는 “선박발주는 2003, 2004년 정점에 도달한 후 올해부터 감소할 전망이어서 조선업계는 선박 선수금 이외의 영업이익 증대를 통한 현금 유동성 확보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의 상승세도 둔화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날 업종별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6월 BSI 전망치는 105.1을 기록했다.

3월 119.2, 4월 117.6, 5월 114.1에 이어 4개월 연속 기준치 100을 넘긴 했지만 상승세는 둔화했다. 특히 5월 경기가 실제로 어느 정도였는지를 알 수 있는 5월 BSI 실적치는 98.2를 기록, 실제 경기가 전 달보다 좋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세계경기 둔화, 고유가와 원자재가 상승, 원화절상 압력 등이 경기회복을 막는 외부요인이 되고 있다”며 “대내외 여건 등으로 미뤄 이른 시일내의 경기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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