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무더위만큼 싫은 불청객이 우리에게 찾아온다. 목이 따갑고 눈을 시리게 하는 오존이다.
인간에게 꼭 필요한 좋은 오존과 인간이 만들어내는 나쁜 오존에 대해 연세대 생화학과 권영근 교수와 성균관대 의대 산업의학과 서병성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좋은 오존 나쁜 오존
오존이라고 해서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좋은 오존도 있다. 좋은 오존은 성층권에 있는 오존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오존의 90%는 지상에서 10~50㎞ 상공에 오존층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나머지 10%는 대기권에 있다.
오존층으로 존재하는 오존은 자외선의 95~99%를 차단해 피부암, 피부노화 등을 막아준다.
지구상 2번째로 강한 살균력을 가진 오존을 적절히 사용하면 우리에게 유익한 점도 있다. 하수의 살균과 악취제거, 농약분해, 중금속 제거, 유해물질 분해, 세균 사멸, 면역 반응 증진 등에 활용된다.
고도의 청결을 요하는 반도체 분야에서도 사용되며 최근엔 오존이 세포에 산소를 공급해 면역력을 높인다는 사실이 밝혀져 의료 분야에도 응용되고 있다.
반면 나쁜 오존은 대기오염 부산물인 오존이다.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매연으로 인한 대기 오염이 오존 생성을 촉진한다.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운 날에 배기가스에서 나온 이산화질소(NOx),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강한 햇빛을 받아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오존이 만들어진다. 무더운 여름날 거리에 물을 뿌리는 이유는 바로 오존의 광화학 반응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천둥으로 인한 전기 방전이나 식물의 광합성 작용 등으로 낮은 농도의 오존은 자연히 생긴다. 이를 통해 지구 스스로 대기 주위 공기를 정화하며, 자외선 복사로 산소와 오존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인간은 대기 오염으로 인한 부산물인 오존을 만들고 있고 여기에 온실 효과까지 더해 대기 온도를 높여 오존생성을 늘리고 있다. 또한 프레온 가스 등의 냉매 사용이 성층권 오존층 파괴를 가속화해 자외선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 어떤 증상이 있나
오존 농도는 여름철 2~5시경 최고치를 나타내며 4~6월경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오존 농도가 0.1~0.3ppm 정도부터는 코를 자극하는 냄새가 나며 호흡기나 눈 등을 자극해 기침이 나고 눈이 따끔거린다.
농도가 더 진하면 불쾌감, 두통, 피로감, 숨 막히는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노약자와 영ㆍ유아는 기관지염, 심장병, 폐기종, 천식 등을 악화시킨다.
환경부는 오존 농도가 0.02ppm 증가하면 65세 이상 노인의 폐 및 심장질환이 평소보다 5~15%, 15세 이하 어린이는 천식이 7~16% 높아지며, 오존 농도가 0.01ppm 증가할 때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이 1~6%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오존주의보가 무려 129회나 발령됐고 그 중 76%가 수도권이었다. 1995년 오존주의보 발령제도 이후로 가장 많았다.
오존주의보 발령 제도는 오존농도에 따라 오존 주의보, 오존 경보, 오존 중대 경보 3단계로 발령된다.
오존 주의보는 시간당 0.12ppm 이상일 때 발령되며 이 때부터 호흡기 자극 증상이 늘어나며 노약자, 어린이, 호흡기나 심장질환자는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또한 소각시설의 사용제한 및 주민들의 야외활동, 실외 학습도 제한된다. 오존 경보는 0.3ppm, 오존 중대경보는 0.5ppm 이상일 때 발령된다.
중대 경보시는 소각장 사용 중지 및 자동차 통행금지, 휴교, 사업장 작업 단축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이런 오존주의보는 오존층 파괴로 인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대기 오염으로 생긴 오존임을 명심해야 한다.
♣ 예방법은
나쁜 오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뿐 아니라 모두가 합심하여 노력해야 한다. 개인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자동차 이용을 줄이는 것. 대기 오염의 약 80%가 자동차 매연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자동차 커플제, 가까운 거리 걷기, 아침이나 저녁시간에 주유하기, 과적이나 공회전 자제, 에어컨 사용 자제, 페인트와 스프레이 사용 감소 등 아주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자동차 정비를 철저히 하는 것도 오존을 줄이는 한 방법이다. 최근 이산화탄소에 대한 교토의정서가 발표돼 이를 이행하는 데도 수조원이 든다고 한다.
서 교수는 “오존은 황사와는 달리 외출 시에 마스크 착용으로 효과가 전혀 없기 때문에 오존 주의보가 발령되면 노약자, 어린이, 호흡기 심장질환자는 외출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한 “대기 중 오존 농도가 높아지면 폐기능이 감소하기 때문에 오존주의보 발령 시 건강한 사람들도 야외 운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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