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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묘역 찾은 이덕화씨 "본인 대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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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묘역 찾은 이덕화씨 "본인 대신 왔습니다"

입력
2005.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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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촬영에 앞서 찾아왔어야 하는데 너무 늦었네요. 희생자와 유가족께 용서를 빕니다. 5월 영령들의 희생을 가슴 깊이 새기며 촬영에 임하겠습니다.”

MBC 정치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역을 맡고 있는 탤런트 이덕화(53)씨가 임태우 PD, 신호균 책임PD와 함께 2일 오후 광주 5ㆍ18 묘역을 찾았다.

방명록에 ‘5월 영령들의 염원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루어지리라고 봅니다’라고 쓴 이씨는 광주 민중항쟁 추모탑에 헌화하고 5ㆍ18 첫 희생자인 고 김영철씨, 광주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한 고 윤상원씨 등 묘소에 참배했다. 그는 고 김영철씨의 묘비 앞에서는 “살아계셨다면 나와 같은 나이었을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난생 처음 이 자리에 와서 희생자 한 분 한 분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니, 정말 제가 본인(전두환)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씨는 전 전 대통령이 1일 12ㆍ12 쿠데타 주역이었던 유학성씨 묘역을 방문하며 벌인 해프닝에 대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 양반은 갈 데를 가야지, 다른 데만 다녀”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이씨는 ‘제5공화국’ 방영 이후 일부 네티즌이 ‘전사모(전두환을 사랑하는 모임)’를 결성한 것에 대해 “난센스”라고 꼬집었다. “젊은 분들이라 잘 모르는 것 같은데, 부모님께 지난 얘기를 들으면 그 시절을 알겠죠.” 그는 또 극중에서 전 전 대통령을 카리스마 넘치게 그려 미화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대본을 읽다 보면 저절로 안 좋은 소리가 나온다. 5ㆍ18 항쟁이 본격적으로 그려지면 그런 소리는 쑥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5ㆍ18 묘역 참배를 지켜본 광주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강병선(51)씨는 “이렇게 와서 직접 보고 듣고 몸으로 느끼는 것이 연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50대 여성은 “전두환이라면 (그 역을 맡은 연기자도) 꼴도 보기 싫다”면서 “이덕화씨 이미지가 좋았는데 그 역할 하는 걸 보며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제5공화국’ 보면서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제5공화국’ 제작진은 11일부터 4회에 걸쳐 방송될 5ㆍ18 민중항쟁 편을 촬영하기 위해 지난 주 광주에 내려왔다. 금남로와 도청 등지에서 진행되는 촬영에는 자원한 광주시민 100여명이 엑스트라로 참여한다. 임태우 PD는 “시민군의 움직임 등 항쟁의 전개 과정을 상세하게 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는, 발포 명령을 누가 내렸는지를 밝히는 장면은 담지 않는다. 그건 법의 차원이다”면서 “광주항쟁의 의미와 실질적으로 발포에 책임 있는 자들, 항쟁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던 세력의 모습을 담아내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광주=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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