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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락치 공작' 그 실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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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락치 공작' 그 실체와 진실

입력
2005.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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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90년대 공안기관이 민주화운동 세력을 사찰하는 주요 수단 중 하나가 운동권 조직원이나 그 주변 사람을 회유 또는 협박해 정보를 캐내는 이른바 ‘프락치 공작’이었다.

90년 보안사 사찰에 동원된 윤석양 이병의 양심선언 등을 통해 일부 실체가 드러났지만 아직도 진실은 베일에 싸여있고, 관련자들은 세월도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안은 채 살고 있다.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5일 밤 11시30분에 방송하는 ‘프락치’(가제)편에서 고문과 의문사 등으로 얼룩진 숱한 공안사건의 이면에 자리잡은 ‘프락치 공작’의 실상을 파헤친다.

문민정부 출범을 계기로 안기부 개혁 요구가 거셌던 1993년 9월, 이른바 ‘남매간첩단’ 사건이 터졌다. 당시 반전평화운동연합 연구위원인 김삼석씨와 백화점 직원인 여동생 은주씨는 북한의 공작금을 받아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10월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4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이틀 뒤 독일 베를린에서 백흥룡씨(사진)가 “2년 동안 안기부 프락치로 활동하며 남매간첩단 사건 조작을 도왔다”고 폭로했다. 독재정권의 전유물로 여겼던 ‘프락치 공작’이 ‘문민’정부에서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음이 드러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당시 백씨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인터뷰 내용을 담은 비디오테이프와 백씨가 직접 녹음한 프락치 활동 실상 고백이 공개된다.

90년대 초에는 겨우 열 다섯 나이로 대학생 행세를 하며 3년간 프락치 활동을 한 소년이 운동권 학생들에게 붙잡혔다. 당시 그는 안기부 직원이 돈을 미끼로 접근해 술과 담배를 가르치고 30여일간 프락치 교육을 시켰다고 폭로했다.

제작진은 20대 후반 청년이 된 그를 만나 프락치로 활동한 3년간의 행적을 들어본다. 80년대 보안사에 강제 연행돼 2년간 그곳에서 겪은 사찰공작을 ‘보안사’라는 책에 폭로한 김병씨의 증언도 듣는다.

또 최초로 공개되는 서울대 학생처의 학생 동향보고 문서를 통해 80년대 대학가에 잠복해있던 프락치의 흔적을 찾아본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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