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투신업계의 양대 라이벌이었던 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이 1일 새롭게 출범했다. 투신권 부실로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수혈 받았던 두 회사는 올들어 각각 동원금융지주(현 한국금융지주)와 하나은행에 매각됐다. 서울 여의도 대로변에 나란히 위치한 양사 건물에는 새 출발을 알리는 현수막이 동시에 내걸렸다.
■ 한국투자증권/ 새 CI선포 “1등 도약”
옛 한국투자증권과 동원증권이 합쳐 탄생한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기업 이미지(CI) 선포식을 갖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새 CI는 친구를 나타내는 한자 ‘友’와 영어 ‘Friend’를 결합한 ‘True 友riend’로 정했다.
홍성일 사장은 “새 CI는 한국을 대표하는 두 금융회사가 고객과 서비스 중심의 진정한 파트너로 하나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아시아 금융선도자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사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화합과 질서를 통해 1등 기업으로 도약하는 한편 법과 원칙이 중시되는 풍토를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한국금융지주 장승우 회장은 축사에서 최고를 지향하는 문화, 고객 우선 서비스 정신, 열린 마음 등을 강조했다. 그러나 옛 한투증권 노조는 합병 시점에 맞춰 고용 안정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 이날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다.
■ 대한투자증권/ 신임 사장 “변하자”
하나은행에 인수된 대한투자증권도 이날 서울 여의도 본사 3층 대강당에서 조왕하 신임 사장 취임식을 갖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조 사장은 300여명의 임직원들에게 “전통적 고객기반과 영업행태, 상품구조뿐 아니라 인사 급여체계 등 익숙한 제도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매우 빠르게 전개되는 금융환경 변화 속에서 승리하려면 강한 생존의식을 가져야 한다”면서 “특히 퇴직연금 시장을 놓고 벌이는 경쟁은 금융사의 운명이 걸린 험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대투가 현 상황에 이르게 된 이유를 생각하면 본인조차 분노 좌절 회한 체념 등 억울한 회색빛 단어가 먼저 생각난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이제 ‘내 탓이오’라는 생각과 ‘질 수 없다’는 자신감을 가진다면 분명히 살 수 있다”고 역설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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