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 ‘스타워즈’의 완결편 ‘에피소드 3’가 개봉됐다. 작곡가 존 윌리엄스는 이번에도 걸작을 선보였다. ‘에피소드 3’의 음악은 영화와 마찬가지로 전편을 통틀어 가장 완성도 높은 경지를 보여준다.
예전에 우연히 그의 음악을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한 적이 있었다. 영화음악 연주는 비교적 쉬워서 큰 부담이 없지만, 그의 음악은 매우 어렵고 작품성도 뛰어나 연주의 희열도 컸다.
두시간 상영시간 내내 거의 쉬지 않고 연주되는 배경음악은 최근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스타일이다. 과거 ‘에피소드 4’의 시대인 1970년대 전통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이는 결코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이러한 그의 스타일이 대부분 블록버스터급 영화에 사용되었기 때문에 할리우드 상업영화와 동일시된 것도 사실이며, 음악을 거의 쓰지 않는 영화가 더 예술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생겨났다.
겉으로 드러난 규모만 보고 그를 화려하기만 한 SF작곡가로 몰아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현대적 관현악 기법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드라마틱한 음악을 창조하는 그는 분명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작곡가 반열에 든다.
올해로 73세가 된 그의 창작품들 가운데 작품성 최고의 음악을 꼽으라고 하면, ‘스타워즈’와 ‘ET’다. 그가 작곡한 다른 영화음악도 많지만, 이 두 영화는 음악의 비중이 유난히 크고 상당히 복잡한 형식의 치밀한 스크린 오페라다.
바그너의 오페라에서 유래된 ‘캐릭터별 유도동기’는 유난히 ‘스타워즈’에서 자주 사용된다. 다스베이더가 등장할 때 나오는 강렬한 호른 소리는 ‘스타워즈’의 메인테마보다 더 인상적이어서 영화 보고 나오는 이들을 계속 흥얼거리게 만든다. 옛 3부작(4,5,6편)에서 나온 이 주제는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다스베이더가 되는 완결편에서 의미심장하게 사용된다.
99년 개봉된 ‘에피소드 1’에는 새로운 주제가 많이 등장했는데,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나온 선율들이 과거 3부작의 선율과 대위법을 이루며 기막히게 합쳐져서 ‘에피소드 3’편을 채우고 있는 점이다.
특히 가장 돋보이는 것은 ‘에피소드 1’부터 사용되는 대규모 합창이다. 처음엔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를 본딴 듯한 정도였으나 ‘에피소드 3’에서는 모든 내용을 연결시키는 장중한 주제에 걸맞게 최고의 감동을 자아낸다. 2002년 ‘ET’ 20주년 시사회 때로 돌아가보자. 그는 스필버그에게 새로운 제안을 했다.
영화의 사운드 중 음향과 목소리만을 분리해서 들려주고, 연주는 스크린 밑에서 오페라처럼 연주해보자는 것이었다. 타이밍을 잘 맞추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는 성공적으로 지휘해 연주를 마쳤다. ET선율로 만든 피아노협주곡의 감동을 끝으로….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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