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마해영(기아)에게는 두가지 오명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먹튀’와 ‘공갈포’. 4년간 28억원의 몸값을 받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호랑이 유니폼을 입은 지난해 2할8푼1리의 타율에 홈런이 고작 11개에 그친 데 따른 비난의 화살이었다. 시즌 초반에도 마찬가지였다.
마해영은 한때 1할대까지 떨어진 타율에 찬스 때마다 헛방망이를 돌리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팀의 중심타자로서 얼굴을 들지 못했다. 타순도 7번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마해영의 부진은 곧바로 팀 성적과 직결, 기아는 한달이상 꼴찌의 불명예에서 허우적대야 했다.
지난달 28일 수원 현대전. 4-5으로 패색이 짙던 9회초 타석에 들어선 마해영의 방망이는 힘껏 허공을 갈랐다. 팀을 44일 만에 꼴찌의 수렁에서 건져낸 구원의 그랜드슬램이었다.
4번타자 마해영이 거포본색을 완전히 되찾기 시작했다. 마해영은 다음날에도 1회 상대 선발 김수경에게 투런홈런을 뽑아내면서 4경기 연속 홈런 릴레이를 이어가는 등 한껏 달궈진 불방망이 감각을 과시했다. 지난 주 6경기에서 마해영의 타율은 24타수11안타로 4할5푼9리. 고비 때마다 한 방을 터트리는 해결사의 위용을 뽐내면서 한 주 동안 18타점(홈런 5개)을 쓸어 담았다.
6경기 연속 타점과 득점 행진을 벌이고 있는 마해형은 3할4푼1리(5월30일 현재)로 팀내 타율 1위이자 전체로는 3위로 수직 상승했다. 마해영은 또 타점(38타점) 최다 안타(58안타)는 나란히 3위, 장타율(5할7푼1리)은 2위에 랭크되는 등 타격 전부문에 걸쳐 상위권을 점령했다.
스스로 변신의 해법을 찾은 결과다. 전성기 시절 타격폼을 찍은 비디오를 분석해 흐트러진 타격밸런스를 교정한 마해영은 초구부터 승부를 거는 공격적인 타격 자세로 마음을 고쳐 먹은 뒤부터 방망이에 불을 뿜기 시작했다. 4위 현대와 기아와의 승차는 불과 3.5게임. 명가의 자존심을 걸고 대반격에 나선 기아는 ‘마포’의 폭발에서 부활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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