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달 간의 개보수 공사를 마친 예술의전당 음악당이 어제(31일) 코리안심포니의 2005 교향악축제 개막 연주를 시작으로 재개관 페스티벌에 들어갔다.
새로 단장한 음악당을 찾는 관객들은 일단 싹 바뀐 객석 의자가 마음에 들 것 같다. 조금만 움직여도 삐걱 대고 일어설 때마다 뒤로 젖혀지면서 콰당 소리를 내좀 옛 의자를 뜯어냈다.
새 의자는 전혀 소음이 없다. 좌우 너비도 종전 50㎝에서 52~55㎝로 넓어졌다. 개당 84만7,000원이나 되는 새 의자는 도쿄 NHK 홀 등 일본의 주요 콘서트홀 의자를 디자인한 일본 고도부키사 제품이다.
낡은 바닥과 벽, 천정 마감재도 바꿨고, 로비도 더 넓고 밝아졌다. 여자화장실 칸을 2배 이상 늘린 것도 달라진 점이다.
재개관 페스티벌은 6월30일까지 이어진다. 국내 20개 교향악단이 참여하는 교향악축제 외에 레온 플라이셔와 미하일 플레트뇨프의 피아노 독주회,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 그리고 서울바로크합주단 창단 40주년 기념 공연과, 핀란드 쿠모 실내악 축제를 옮겨온 무대도 있다.
바로크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의 음악을 꾸준히 연주해온 서울바로크합주단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실내악단. 그 동안 초연한 작품은 수없이 많다.
최근에는 낯선 현대곡을 소개하고 국내외 작곡가에게 직접 작품을 위촉해 연주하는데 힘쓰는 한편 유럽 주요 음악제에 참가하는 등 외국 나들이도 잦아졌다.
2일 저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은 4회에 걸친 창단 40주년 기념음악회의 첫 무대다. 파가니니 콩쿠르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미리암 프리드를 초청해 모차르트의 바이올린협주곡 5번을 협연한다. 이날 프로그램 중 고레츠키의 ‘고전 양식에 의한 3개의 작품’과 피아티고르스키의 ‘파가니니 주제의 변주’는 한국 초연이다.
4일 저녁 콘서트홀의 ‘쿠모 체임버 인 서울’은 세계 최고의 실내악 축제로 꼽히는 쿠모 실내악 축제를 서울에서 만나는 자리. 예술감독 세포 키마넨(첼리스트)을 비롯한 축제의 주요 연주자들이 찾아와 펼치는 무대다.
키마넨 감독이 지난해 11월 말 직접 예술의전당을 방문해 콘서트홀에 어울리는 곡과 연주자를 선정했다. 프랑크의 피아노5중주, 풀랑의 클라리넷 소나타 등 정통 실내악 레퍼토리와 더불어 실내악으로 편곡한 귀에 익은 클래식 작품을 연주한다.
매년 여름 축제가 열리는 쿠모는 인구 1만명의 소도시.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600㎞나 떨어진 오지이지만 숲과 호수들로 둘러싸인 자연, 독특하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으로 전세계에서 수많은 연주자와 관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