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저축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건전성 지표가 지난해 말보다 더 나빠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30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올 3월말 현재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은 66.1%로 지난 연말의 60.3%에 비해 5.8%포인트나 상승했다. 이는 대출금 100원 중 66원이 대출 만기가 지난 뒤 1개월 이후까지 상환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저축은행 업계의 소액신용대출은 300만원 이하 금액을 보증 없이 빌려주는 것으로 가계나 영세 소상인 등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은 2002년 말 28.9%에서 2003년 말 51.3%로 급상승한데 이어 계속 악화일로에 있다.
3월말 현재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말보다 2.1%포인트 상승한 25.0%로 나타났다. 전체 연체율 역시 2002년말 19.7%에서 2003년말 21.4%, 2004년말 22.9% 등으로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부실여신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2002년말 11.3%, 2003년말 11.8%, 2004년말 13.0%에 이어 올 3월말에는 14.9%로 상승했다.
이처럼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대출을 받았던 가계나 영세소상인, 영세 중소기업 등의 부채상환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 일각에서는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소규모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부실화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업계 측은 저축은행 대출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상의 착시 현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대부분의 저축은행에서 신규 소액신용대출을 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거 대출에 대한 연체율만으로 현재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저축은행 업계는 회계연도가 7월~이듬해 6월로 분기말 결산을 하지 않는다”라며 “이 때문에 3월말의 연체율이 반기말 결산이 이뤄진 지난해 12월보다 높아진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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