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내리고, 팔면 오른다.’
주식 투자자치고 이런 자조적 푸념을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시장의 흐름은 정확히 읽어낸다 해도, 오를만한 개별종목을 족집게처럼 집어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시장에 대한 확신은 있으나 종목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라면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적극 고려해 볼 만하다. ETF는 KOSPI200과 같은 특정 지수에 연동해 움직이도록 운용하는 인덱스펀드. 이 펀드 자체가 하나의 주식 종목으로 분류돼 가격이 매겨지고 주식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다. 개별종목이 아닌 전체 시장 흐름에 투자하는 방식이라 개미 투자자들이 종목 선정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
ETF 투자의 가장 큰 매력은 탁월한 종목분산 효과다. 소액 투자자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을 지키기란 쉽지 않다. 업종 대표주를 1주씩 만 산다고 해도 만만치 않은 금액이 들어간다. ETF는 단돈 5,000원만 내면 각종 나물과 계란 등 영양가 있는 반찬을 한꺼번에 골고루 먹을 수 있는 비빔밥과 비슷하다. ETF(KODEX200) 1주(현재 1만2,300원 수준)를 사면 편입된 수백개의 종목을 골고루 사는 것과 같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분산투자를 하고자 한다면 ETF 만큼 효율적인 것이 없다.
일반 펀드는 가입 때 1~3%의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ETF는 판매수수료나 운용수수료가 없다. 또 일반펀드는 편입내역과 운용상황의 실시간 파악이 어려워 환매시점에 대한 신속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반면 ETF는 실시간으로 가격을 확인할 수 있어 빠른 판단과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
물론 ETF의 경우에도 고점 매매의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 투자 타이밍의 위험마저도 최소화하고 싶다면 매입시점을 분산해 투자하는 정액분할 투자법을 권하고 싶다. ETF가 비쌀 때는 소량만 사고 쌀 때 많은 양을 사들여 평균 매입단가가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고점에서 ‘올인’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말이다. 요즘 유행하는 주식저축에 관심을 갖는 개인 투자자에게도 ETF로 ‘전 종목 저축하기’는 바람직한 투자 방식이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이 매입한 주식이 오를 때 혼자 배 아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손민보 신한PB 분당센터 팀장 mbson@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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