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네럴 모터스(GM)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광고를 중단키로 결정한 것은 지금까지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
4월 중순 이 같은 GM의 결정이 발표되자 데일리 버라이어티는 “주가가 폭락하고 순익이 떨어지면서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이 결정은 GM이 취할 수 있는 마지막 대응이다.
게다가 광고예산 삭감으로 언론 보도에 보복하는 회사는 GM이 처음도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은 이런 전략이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오로지 더 부정적인 보도만을 초래할 뿐이다”라고 비아냥거렸다.
‘디트로이트 뉴스 비즈니스’의 필자 대니얼 하워스는 독자들에게 “LA 타임스에 대한 GM의 반격은 작은 비판조차 견뎌내지 못하는 인내심 부족을 드러낼 뿐”이라고 지적했다.
‘보스턴 글로브’의 레스 빔은 “광고예산 2,000만 달러를 좌지우지할 그 결정은 한편으론 LA 타임스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이자 다른 한편으론 이 나라에 GM의 경영진이 얼마나 멍청한지를 알리는 강력한 메시지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GM의 재정상태에 대한 궁금증까지 불러일으킨 광고 철회는 오히려 역효과만 낳을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미디어는 광고주의 압력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GM과 LA 타임스의 갈등이 불거지는 가운데 광고주, 정부, 기업이 미디어에 미치는 영향력을 다룬 최신 보고서가 나왔다. 미디어 감시 그룹 FAIR(Fairness And Accuracy in Reportingㆍ보도의 공정성과 정확성)는 권력이 어떻게 뉴스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룬 연례 보고서 ‘공포와 시혜’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4개 사업장의 미디어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광고주들의 압력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광고주와 오너가 편집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언론 종사자들의 보고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적었다. 다음과 같은 사례도 열거했다
2004년 1월 보스턴 헤럴드 독자들은 1면 광고를 뉴스로 오해할 뻔했다.
저가 항공사인 제트블루가 보스턴 로간 공항에 취항했을 때 이 신문은 판촉용 신문의 1면 전체를 ‘제트블루가 도착하다’ 라는 헤드라인을 포함, 항공사 홍보를 위한 아이템으로 온통 채웠다. 그러나 신문은 1면 전체가 광고이며, 2만부나 되는 판촉용 신문에는 본 신문의 톱뉴스를 싣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미주리주 커크스빌의 한 지역 방송국은 광고주의 경쟁사를 뉴스에서 언급했다가 광고주가 광고를 철회하는 경우를 당했다. 방송국 부사장은 재빨리 사과의 메모를 보냈고 또한 기자들에게 전문가 의견이나 업계 반응을 구할 때 반드시 자사 광고주들에게 먼저 연락을 취하고 어떤 기사든 광고주들을 고려할 것을 요구했다.
이런 예들은 최근 GM의 LA 타임스에 대한 반발에 비하면 저자세에 가까울 정도이다. 최근 광고주들의 교활한 압력은 분명 이전에는 우리가 접하지 못한 것들이다. 자기 직업의 한계를 일찌감치 깨달은 저널리스트들 때문에 여러 의견과 생각이 전파되지 못하는 바람에 미디어의 보편적인 여과기능은 이제 거의 기대하기가 어렵다.
광고는 편집국의 산소를 빨아들이는 기업화된 전체 분위기의 한 부분이다. 언론의 ‘아이디어’는 처음부터 구유통에 처박혀 버리고 말아서 우렁차게 짖는 소리는커녕 깽깽거리는 소리로조차 발전하지 못한다. 게다가 미디어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노먼 솔로몬 미디어 비평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