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단 한 걸음만 남았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가 개인은 물론 한국야구사에 기념비적 승수인 메이저리그 통산 100승 고지에 1승만 남겨 뒀다.
박찬호가 30일(한국시각) 아메리칸리그 최강팀과 최다승 투수를 상대로 시즌 5승(1패), 메이저리그 데뷔 12년 통산 99승을 달성했다. 더욱이 다음 등판예정일인 내달 4일 맞붙는 상대가 아메리칸리그 최약체팀인 캔자스시티 로얄스여서 이 경기에서 100승 축포가 터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박찬호는 이날 아메리퀘스트구장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아메리칸리그 다승1위(33승17패)를 질주하고 있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강타선을 6이닝 6안타 3실점으로 틀어막아 팀의 12-4 대승을 이끌었다. 박찬호가 5월까지 5승을 거둔 경우는 모두 3차례이며 최다승(18승11패)을 거둔 2000년보다도 5월까지 페이스가 더 좋아 역대 최고의 성적이 기대된다.
이미 한계 투구수(105개)를 넘어 투수교체가 확실한 반면 점수는 2점이나 뒤져 있고 상대 선발은 메이저리그 최다승(8승1패)을 기록중인 존 갈랜드였으니 박찬호의 시즌 5승은 극적이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1-3으로 뒤진 6회말 무사 1, 3루에서 마크 테세이라의 희생타에 이어 계속된 2사 1,3루에서 텍사스 6번 타자 케빈 멘치의 통렬한 역전 스리런홈런 후 “소름이 끼치도록 시원했다”는 박찬호의 소감은 빈말일 수가 없었다.
이른바 ‘투심패스트볼’전문투수간의 맞대결로 불린 이날 경기는 갈랜드가 초반 다소 우세했다. 박찬호는 17일 1회 만루홈런을 맞았던 A.J 피어진스키에게 1-0으로 앞선 4회초 또다시 동점 솔로홈런을 얻어맞으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음 타자인 저메인 다이에게 볼넷을 내준데 이어 애런 로완드에게 좌익선상 2루타로 무사 2, 3루를 허용한 뒤 조 크리드의 희생플라이와 후안 유리베의 중전적시타로 1-3 역전을 당했다. 그러나 갈랜드의 구위에 눌리던 텍사스는 6회말 연속 내야땅볼에 그쳤던 멘치가 역전스리런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볼넷과 2루타 2개로 2점을 추가하면서 박찬호의 선발승을 굳혀주었다.
박찬호는 “예년과 달리 타자들의 도움으로 승운이 따르고 있다”며 시즌 5승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고 벅 쇼월터감독은 “동점홈런을 맞은 후 박찬호가 흔들려 교체를 심각하게 고려했지만 눈빛이 살아있어 포기했다”고 박찬호의 투지를 칭찬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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