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브리핑 이후 4시간이나 지났는데 어떻게 전황은 하나도 바뀐 게 없습니까. 이걸 보도자료라고 내놓습니까.”
언론사 기자들이 국방 당국자를 몰아치는 장면 같지만 실제 상황은 아니다. 28일까지 1주일간 실시된 합동참모본부의 지휘소훈련(CPX)인 ‘태극연습’에서 ‘대 언론작전’의 하나로 연출된 ‘모의 브리핑’장면이다.
기자역할을 맡은 정훈공보장교들이 브리핑에 나선 합참의 준장급 장군들을 몰아부치는 모습은 실전을 방불케 했다고 했다. “전공(戰功)에 비해 아군 측의 피해상황은 너무 두루뭉술한 것이 아닙니까. 뭔가 감추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는 등의 공격적 질문을 퍼부었고 브리핑룸을 나서는 장군 뒤를 따라붙으며 상륙작전 여부를 집요하게 캐묻는 등 끈질긴 기자근성까지 흉내냈다. 이에 맞서 언론의 취재를 따돌리고 군사작전의 기밀을 보호하기 위한 당국 측의 기싸움도 만만찮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의 기자단은 전황 브리핑 내용을 토대로 기사를 작성해 A4용지 크기로 신문을 제작하기도 했고 공보 당국에서는 엠바고 파기와 오보에 대한 대응조치도 시연했다.
김정곤 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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