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선 ‘씨오비터(SeaOrbiterㆍ바다 속을 인공위성처럼 해류를 따라 떠다니는 것이라는 뜻)’는 해양 탐사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입니다.”
거대한 해마를 연상시키는 기묘한 외양에 직경 10m, 수직 50m나 되는 거대한 몸통의 3분의 2를 바다에 담근 채 떠다니는 새로운 개념의 탐사 방식. 프랑스의 유명한 해양 디자이너 자크 루제리가 최근 공개한 해양탐사선 ‘씨오비터’계획이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루제리는 프랑스 국립해양센터(NAUSICAA), 일본 오사카의 ‘씨 파빌리온’, 1982년 마르세유 세계박람회에서 선보인 떠다니는 항구 등 30여년동안 해저 건축물과 미래형 선박을 디자인해 온 유명한 해양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이다.
그는 탐사선 공개 후 18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24시간 바다 밑 세계를 관찰할 수 있는 ‘씨오비터’는 해저 세계에 대한 또 다른 이해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 “이는 인간적인 탐험방식이자 탐험가들의 진정한 모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탐사선은 대양과 기후변화의 관계, 어자원 분포, 바이러스ㆍ박테리아 등 수중생물계 조사와 같은 본연의 해저 탐사 임무는 물론 우주 탐험 훈련도 함께 수행할 예정이다. 그는 “탐사선 하부를 통해 해저로 나가는 것은 우주선 밖으로 나가는 것과 비슷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해탐험가인 자크 피카드, 우주비행사들의 해저 훈련을 담당할 미 항공우주국(NASA) 심해훈련프로그램(NEEMO) 빌 토드 팀장과 같은 전문가들이 탑승해 다양한 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승무원은 총 18명.
자크 루제리는 탐사선의 가장 큰 장점으로 바다 환경에 어떠한 해도 입히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필요할 때에만 전기 엔진을 사용하고 보통 때는 구조물의 등뼈로 균형을 잡은 채 해류를 따라 떠다닌다.
‘씨오비터’는 어떠한 소음도 발생시키지 않고 24시간 해저를 탐사할 수 있다. 게다가 각종 수생 생물들이 여기에 달라붙게 돼 그야말로‘바다 생물체의 오아시스’가 될 수 있다.
탐사선 하부에는 바다 속을 관찰할 수 있는 유리창을 설치하고 각종 실험실과 거주공간도 마련한다. 또 강력한 조명으로 바다 밑을 비출 수 있고 원격조정 가능한 로봇을 이용해 해저 600m까지 조사할 수 있다
계획대로 2008년까지 탐사선을 띄우려면 2,500만 유로(약 310억 원)나 되는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다. 그는 “기업, 공공기관, 부호들을 상대로 자금을 모으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말로는 프랑스 건축ㆍ에너지 기업인 뱅시와 마르세유의 해저 전문 기술 회사에서 어느 정도 돈을 대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돈이 되는 대로 2008년에 걸프 해역에서 모험에 나서게 된다.
최근 3.5m 높이의 탐사선 모형을 유럽에서 가장 큰 물탱크에서 실험해 본 결과 15m의 파도에도 안정적인 운행을 보여줬다.
SF 작가 쥘 베른을 우상시하는 그는 이제 30년간 꿈꿔온 <해저 2만리> 를 현실로 만드는 순간에 다가서고 있다. “나는 바닷속 인류의 삶이라는 꿈이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물론 그 꿈은 인간다움을 잃지않는 현실성을 가질 때에만 실현 가능하겠지요.” 해저>
김명수 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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