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SL 인베스트먼트의 에드워드 램퍼트(43ㆍ사진) 회장이 지난해 10억2,000만 달러(약 1조225억원)의 급여소득을 올려 조지 소로스를 제치고 헤지펀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램퍼트 회장은 최초의 연봉 10억 달러 이상 고소득자 기록도 세웠다.
램퍼트 회장은 증권가에서 버림 받은 ‘미운 오리 새끼 주’를 사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002년 파산 직전의 K마트를 인수, 18개월 만에 주가를 15달러에서 100달러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11월에는 역시 파산 위기에 몰렸던 백화점 체인 시어즈 로벅을 사들여 월마트, 홈데포에 이어 유통업계 빅3로 키웠다.
10대 때부터 투자계에 발을 들여놓았던 그는 예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투자은행 골드먼삭스에 입사해 미 재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을 사사하면서 실력을 쌓는다. 스물 넷의 젊은 나이로 1987년 여름 주가 대폭락 사태(블랙 먼데이)를 예견해내 유명해졌다. 그는 당시 주가가 턱없이 과대 평가됐다는 독특한 분석을 내놓으면서 골드먼삭스의 주식 투자비율을 30% 이상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의 말을 따랐던 골드먼삭스는 대폭락의 재앙을 피할 수 있었다. 이듬해 골드먼삭스를 박차고 나와 ESL를 설립, 홀로서기에 나선다.
램퍼트는 뛰어난 분석력에 더해 끈질긴 설득력도 갖추었다. K마트 인수 후 개인 채권자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자신이 K마트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설명, 냉랭했던 채권자들의 마음을 열었다. 또 2001년 ESL 주주총회 때 돈을 죄악이라고 믿는 사람들과 맞서 싸우는 백만장자 플레이보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Atlas Shrugged’라는 소설을 주주들에게 선물하고 “부(富)란 한 인간의 사고능력에서 나오는 제품”이라는 자신의 철학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램퍼트에게 월가는 “제2의 워렌 버핏”이라는 찬사를 보낸다. 램퍼트도 투자계의 전설 버핏을 뛰어 넘는 것을 자신의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지난해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버핏의 투자를 실습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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