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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 받은 엄마 상태 악화/ 애타는 막내딸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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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 받은 엄마 상태 악화/ 애타는 막내딸 발만 동동

입력
2005.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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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께 그동안 해 드린 게 아무것도 없었는데… 이제 제 간을 떼 드렸으니까 꼭 살아나셔야 합니다.”

경남 마산 한일전산여고 3학년인 박순미(18)양은 간경화 말기인 어머니 황영순(48)씨를 살리기 위해 선뜻 간을 드렸지만 어머니의 경과가 좋지 않고 자신도 몸이 다시 아파오며 퇴원이 늦어져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20여시간에 걸쳐 진행된 수술 직후부터 경과가 썩 좋지 않던 어머니가 회복되는 듯하다가 다시 악화돼 26일에는 뇌 수술까지 받고 의식을 못 찾고 있다. 소식을 듣고 급히 상경한 아버지 박종도(51)씨는 순미양의 쌍둥이 언니 순금양과 함께 중환자실과 수술실을 오가며 아내와 딸의 회복을 빌고 또 빌었다.

황씨가 “간 이식을 하지 않으면 1년도 더 못 산다”는 진단을 받자 5남매 가운데 막내딸인 순미양은 중학교 때 육상 선수를 했고 고교 1학년 때는 축구선수로 활동하는 등 건강이 제일 좋은 편이라며 간을 내놓겠다고 자청했다. 오빠와 언니는 신장 등이 좋지 않아 수술을 받은 적이 있고 아버지도 다리가 불편해 이식에는 적합치 않았다.

수술비만 1억원 이상이 드는 대수술이라 순미양은 생각 끝에 KBS ‘사랑의 리퀘스트’에 사연을 보내 2,000만원의 지원을 받게 됐고 모교 학생과 교직원 등도 350여만원과 헌혈증서를 모아줬다. 황씨는 당초 “그동안 제대로 해 준 것도 없는데 딸의 간을 받을 수는 없다”고 했지만 “엄마가 없으면 나도 없다”는 막내 딸을 막을 수는 없었다.

언니 순금양은 “동생이 회복하는 데 지장이 될까 봐 엄마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숨겨왔다가 며칠 전 이야기 했다”며 “엄마를 무조건 살려내 호강을 시켜드려야 한다”고 울먹였다.

/마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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