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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이 가족 한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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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이 가족 한자리에 모였다

입력
2005.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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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평균 출산율 1.19명, 서울시는 1.00명. 대표적 저출산국인 일본(1.32명)보다 낮은 출산율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한 아이만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자녀가 3~4명만 돼도 어색해 보이는 게 사실. 하지만 5명 이상의 자녀를 두고 있는 집이 서울에만 1,482 가정이 있다. ‘많을 다(多)’자, ‘다둥이 가족’이다. 서울시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이들 중 36 가정(251명)을 한 자리에 모아 잔치를 베풀었다.

27일 오후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프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다둥이 가족 초청행사’. 한 명을 안아주면 다른 한 명이 달아나고, 막내를 달래주면 둘째가 칭얼댔다. 넓은 회의장이 식구 많은 집 밥상처럼 시끌벅적했지만 이들에게서는 가족애, 형제애 등 희미해져가는 우리 대가족의 미덕이 흠씬 뿜어져 나왔다.

가장 관심을 집중시킨 가족은 동대문구 제기동의 남상돈(40) 이영미(40)씨 가족. 11남매(6남5녀)를 둬 스스로 ‘축구팀 구단주’ 라고 소개한 남씨 부부는 결혼 직후인 1988년 장남 경한(18ㆍ대광고2)군을 시작으로 지난 1월 태어난 막내 ‘똘이’(아명)까지 거의 매년 아이를 낳았다. “왜 이다지도 많은 아이들을…”이라고 묻자 남씨 부부는 “미래를 이끌어갈 아이를 낳는 것은 훌륭한 투자”라며 “나중에 이들이 자립해 어울려 살아갈 모습을 상상만 해도 즐겁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경동시장에서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며 식당에 딸린 방 3개 30평 정도의 전셋집에 살고 있는 남씨 가족은 아무리 아껴도 생활비, 학비로 매달 300만~400만원이 든다고 했다. 과자 한 봉지만 사들고 와도 싸움이 나기 일쑤고, 이사 한 번 하려면 집주인에게 통사정을 해야 하지만 많은 자녀를 둔 것을 후회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다. ‘그 많은 아이들을 어떻게 기르냐’는 주위의 물음에 남씨 부부는 오히려 “아이 하나 둘에 매달려 끌려다니는 부모들을 이해할 수 없다” 며 “많은 형제자매들이 서로 어울리다 보면 자기 일도 알아서 챙기고, 형 누나가 아빠 엄마 역할을 해 오히려 부모 노릇이 편하다”고 자랑했다. 남씨는 “지친 몸으로 방에 들어갔을 때 ‘팔다리 주물러 드릴께요’하며 우루루 아이들이 달려드는 순간의 행복은 아무도 모른다”고 말해 다른 가족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우리가족이 사는 이야기’를 발표한 한ㆍ일 부부 김태산(40) 시미즈 준꼬(淸水順子ㆍ40)씨 가족은 독특한 다산(多産)철학을 갖고 있다. 2남3녀를 둔 이들 역시 용산구 한남동의 10여평짜리 다세대주택에 살 정도로 형편은 넉넉하지 못하다. 자신 역시 5남매의 장남인 김씨는 ‘부모의 보살핌에 대한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는 방법은 부모 노릇을 잘 하는 일’이라는 불경구절에 감명 받아 많은 자녀를 낳기로 결심을 했다. 아이를 잘 낳고 기르기 위해 김씨는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했던 95년 담배와 술을 완전히 끊었다. 김씨는 “아이를 낳지 않거나 1~2명만 낳으면 당장은 편할지 몰라도 20~30년 지나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며 “나중에 후회하느니 지금 많이 낳아 잘 기르는 일이 훨씬 현명한 일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가족마술단인 안양마술극단의 마술쇼를 보고 가족화합을 위한 게임도 즐긴 ‘다둥이 가족’들은 한결같이 “가정은 지상의 천국, 자녀는 인생의 선물”이라고 환한 웃음을 지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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