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대 교향악단 중 하나인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다섯 번째 내한공연이 6월 6일과 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100년이 넘는 오랜 전통, 매끄럽고 풍성한 현의 이른바 ‘필라델피아 사운드’로 독보적 자리를 굳히고 있는 악단이다.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유진 오먼디, 리카르도 무티, 볼프강 자발리쉬 등 명장들의 뒤를 이어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크리스토프 에셴바흐(64)가 지휘한다. 에셴바흐는 피아니스트 출신. 20세기의 가장 훌륭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는 1972년 함부르크에서 지휘자로 데뷔했으며, 2003년부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다.
첫날과 둘째 날 프로그램이 다르다. 6일은 드보르자크의 ‘카니발’ 서곡과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 1번, 바르토크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7일은 말러 교향곡 1번과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을 연주한다.
첫날의 바르토크 작품은 오케스트라의 기교를 시험하는 곡으로 유명하다. 장대한 음향과 헝가리의 이국적 선율이 일품인 이 작품은 국내에서는 거의 연주되지 않는 편인데, 모처럼 듣게 되었다. 이날의 협연자 랑랑(22)은 중국 출신의 젊은 스타. 베를린필, 빈필등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최초의 중국인 피아니스이기도 한 그는 뛰어난 음악성 뿐 아니라 인간성 좋기로도 소문이 나서 우리나라에도 열혈 팬이 많다.
둘째날의 말러도 기대할 만하다. 에셴바흐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2008년 완결을 목표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협연하는 데이비드 김(41)은 미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인으로 1999년 이 악단의 악장이 됐다. 유태인이 아닌 악장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100년 사상 처음이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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