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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대 대학원 정원축소는 잘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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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대 대학원 정원축소는 잘한 일

입력
2005.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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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내년도 대학원 입학정원을 750명 정도 줄이기로 했다. 석사과정 500명, 박사과정 250명 등 사상 최대규모다. 당초 올해 정원의 20%(약 1,000명) 정도를 줄이려 했으나 일부 단과대의 반발로 수정됐다는 설명에 비춰 추가감축도 예상된다. 서울대는 올해 학부정원도 16%(625명) 감축한 바 있다.

대학원과 학부정원 감축은 국내 대학들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겪어야 할 과정이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교육과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학 슬림화가 급선무”라는 소신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우리나라 대학교육경쟁력이 28위에 머물고, 서울대 대학순위가 118위라는 조사결과는 바로 이러한 대량생산 교육에 기인한 바 크다.

미국 하버드대가 연간 박사 500여명을 배출하는 데 서울대가 800명을 배출한다는 것은 누가봐도 이상하다. 이러니 석사코스와 별로 다른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어렵게 박사학위를 취득한들 고급실업자만 양산되는 것이다.

2001~2004년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2,684명 가운데 미국 대학에 교수로 진출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통계가 그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들을 경쟁상대로 교육의 수준과 질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부경쟁에서 벗어나 대학원 연구중심체제로의 개편이 시급하다. 정부는 공언한 대로 15개 정도의 연구중심대학 육성 계획에 따라 이들 대학에 대해 획기적인 재정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줄기세포 연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황우석 교수는 “애완동물 치료하는 게 수의학의 전부인 걸로 알려져 있다”며 열악한 연구환경을 개탄한 적이 있다. 대학원 입학정원을 줄이는 대신 이들이 마음 놓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국가산업 경쟁력과 학문발전을 위한 바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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