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담도 개발사업을 범 정부적 차원에서 지원한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정태인 국민경제비서관 등 현정부 핵심 인사들의 개입 사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김재복 청와대 방문
지난해 여름 행담도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던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이 싱가포르 대사와 함께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을 방문한 것은 김 사장이 정권 핵심으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시 서남해안 개발 사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지만 이후 진행되는 과정은 범 정부적 차원에서의 행담도 개발 지원이었다.
▦도로공사와 EKI 갈등
이 무렵 도공과 EKI는 8,300만 달러의 채권 발행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었다.
도공은 지난해 1월 EKI와 문제의 불평등 계약(1억500만 달러 주식매수 청구권)을 체결했지만, 3월 신임 경영진이 들어서면서 EKI와의 계약에 대한 반대가 내부에서 제기됐다.
이 때문에 EKI는 은행대출이 어려워 급기야 9월 문정인 위원장에게 추천서까지 받았다.
하지만 도공의 소극적 자세 때문에 지난해말 은행 대출은 무산됐다. 이로 인해 올해 초 EKI의 자금난이 가중됐다. 1단계 사업의 조흥은행 빚 280억원의 채무만기도 도래하고 있었다.
▦문정인 정태인, EKI 자금난 해소역할?
문정인 위원장과 정태인 당시 동북아위 기조실장이 나선 것이 이 때다.
올 2월 문 위원장과 정 실장이 도공과 EKI 간 중재를 시도했고 며칠 뒤인 2월 15일 EKI는 8,300만 달러의 채권발행에 성공했다. 이 채권의 인수자는 정통부와 교원공제회였다.
▦정찬용도 중재 시도
도공과 EKI는 채권발행으로 들어온 돈을 사업비에만 쓰기로 했는데 '인건비가 사업비에 포함되느냐'를 놓고 또다시 갈등을 겪었다.
5월 3일 김재복 사장, 손학래 도로공사 사장 등과 함께 만난 정 전 수석이 이런 일에까지 나서서 중재하려 했던 이유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핵심 인사들의 김 사장 지원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서남해안 개발을 싱가포르 모델로 추진하려면 싱가포르 자본이 들어간 행담도 개발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행담도 개발은 현정부 출범 이전인 99년부터 추진됐던 사업이며 현재는 김 사장 개인 사업의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의혹이 제기된다.
한편 정태인 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S프로젝트(서남해안 개발 사업)는 전라도의 꿈"이라면서 서남해안 개발을 위해 행담도 개발을 지원한 것은 정당하다는 주장을 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