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는 홍성지에게 꼭 갚아야 할 빚이 있다. 홍성지가 지난 1월에 있었던 제10회 천원전 예선 경기에서 자신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패배를 안겨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경기 자체는 평범한 국내 기전의 예선전으로 그리 중요한 승부는 아니었지만 김진우로서는 그것이 올해 첫 패배이자 프로 입문 후 최초의 패배였기 때문에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이다.
한편 홍성지로서도 이번 판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 오스람배는 본선에서 최소한 2승을 거두어야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으므로 만일 이번 대국을 진다면 앞의 판에서 애써 거둔 1승이 아무런 보람도 없게 되기 때문이다.
좌하귀에서 14로 껴붙였을 때 과거에는 으레 참고도처럼 두는 것이 일반적인 진행이었지만 요즘은 흑쪽에서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인지 거의 실전에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15로 호구 치는 수가 자주 두어지고 있다. 24까지 부분적으로는 흑이 약간 손해를 본 셈이지만 대신 선수를 잡아서 대세점인 25를 차지했으므로 전체적으로 별 불만은 없다. 여기 저기 큰 곳이 많아 보이는데 홍성지는 26으로 좌하귀를 단단하게 지켰다. ‘서로 마주 보는 대칭점’인 상변 화점 부근도 좋아 보이지만 일단 실리 쪽을 택한 것이다. 그러자 27은 당연히 흑의 차지가 됐다. /박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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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지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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