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역사’는 일본 우익의 후소샤(扶桑社) 교과서를 비판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 잡고 더 나아가 한국과 중국, 일본이 근ㆍ현대의 동아시아 인식을 공유하려는 노력의 결실입니다.”
한.중.일 세 나라 학자와 교사, 시민운동가가 함께 만든 첫 공동역사교재 ‘미래를 여는 역사’(26일자 A29면 보도) 출간기념회가 26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렸다.
집필자로 참여한 서중석 성균관대 교수와 일본의 다와라 요시후미(俵義文) 어린이와교과서전국네트워크21 사무국장, 중국의 롱웨이무(榮維木) 사회과학원 근대사연구소 주필은 행사에 앞서 기자회견(사진)을 갖고 이 책이 세 나라 화해와 올바른 역사 교육을 위한 소중한 첫걸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교재 편찬의 한국쪽 주축인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상임공동대표이기도 한 서 교수는 “세 나라가 머리를 맞댄 3년은 참으로 짧은 기간이었다”며 “이 책에 담긴 올바른 역사인식을 널리 소개하는 것은 후소샤 교과서 채택을 저지하는 한 방법”이라고 평가했고, 다와라 사무국장은 “이 책을 읽는 일본 청소년들은 다른 나라와 역사인식을 공유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롱 주필도 이 교재가 “일본 우익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고 각국 청소년들이 다른 나라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교재는 2002년 3월 세 나라 학자들이 개발에 합의한 뒤 3년 여 11차례 국제회의의 열띤 토론 끝에 빛을 봤다. 얼마나 보급할 수 있을지, 추가 교재 편찬이 가능할 지는 앞으로의 과제다.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양미강 상임공동운영위원장은 “올 가을이나 내년 학기부터 부교재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전교조 등과 협의할 것”이라며 “보충 교재로 이용하도록 독려하거나, 시범교육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이 교재는 미국과 대만에서도 번역돼 출판된다.
공동교재편찬위원회는 교재 편찬 과정을 백서로 발간하고, 8월에는 ‘한ㆍ중ㆍ일 청소년 역사체험 캠프’(3~10일) ‘역사인식과 동아시아 평화포럼’(13~15일 베이징)도 열 계획이다. 북한학자들도 참여하는 고구려사 등 고대ㆍ중세사 공동교재 편찬도 추진한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축하메시지를 보내 “한.중.일 국민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질 때 평화가 공전의 동아시아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김범수 기자 bskim@hk.co.kr
사진 배우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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