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교생들이 명문대 입시 준비에 맞춰진 주입식 독서 교육 때문에 책 읽기에 흥미를 잃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미 교사들은 필수도서목록을 지정해 학생들에게 읽히는 것이 입시준비도 되고 교양도 길러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독서 전문가들은 대학진학을 위해 학생들에게 벅찬 수준의 책 읽기 숙제를 내주면 오히려 책에서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한다.
이 신문은 아버지가 문학상을 받은 작가이고 본인도 책벌레였던 셰르 세커(18ㆍ여)가 독서에 흥미를 잃은 사례를 들고 있다. 그는 학교에서 지정해 준 책은 거의 암기하다시피 읽는다. 한자한자 꼼꼼히 읽으면서 문맥을 파악하고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는 게 그의 과제다. 크리스마스 기간에도 두 권의 두꺼운 소설을 읽어야 했을 정도로 양도 만만치 않다.
세커 양은 “책을 읽느라고 몸이 아플 지경”이라며 “명문대학들이 독서의 양과 질을 혼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을에 아이비리그인 코넬대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이런 식의 독서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국제독서협회 리차드 알링턴 교수는 “교사들이 학생에게 책 전체 혹은 일부를 읽으라고 과제를 내주는 게 과연 정답인가”라고 반문한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책을 선택하는 독서지도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협회는 초등학교 때부터 자발적으로 독서를 한 학생들이 독서에 대한 흥미도가 높아지고 좋은 직업을 얻는다는 연구결과도 제시했다.
그러나 교사들은 여전히 고전의 단어와 주제, 문장론 등을 학생들에게 암기시키기 위한 독서에 치중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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