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를 마지막으로 6개 전업계 신용카드사들이 모두 월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카드업계가 완전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들떠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르다’는 지적과 함께 과당 경쟁 재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달 180억원의 흑자를 기록, 27개월만의 첫 월별 흑자라는 기쁨을 맛봤다. 삼성카드는 올 2분기부터는 분기 흑자 달성도 가능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때 존망의 기로에 놓였던 LG카드는 지난해 4분기에 2년만의 첫 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한데 이어 올 1분기에는 카드사 중 최대 규모인 2,918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비씨, 롯데, 신한카드는 1ㆍ4분기에 지난해 1년간의 총 흑자 규모를 뛰어넘는 순이익을 기록했고 현대카드도 5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2003년말 14.06%(대환대출 제외)까지 치솟았던 연체율도 8.19%로 낮아졌다. 적자 규모가 무려 10조원을 넘어섰던 2003년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는 변화다.
카드 사용액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5년 1ㆍ4분기 중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1~3월중 개인이 신용카드로 물품이나 용역을 구매한 금액은 1일 평균 4,1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8.8% 증가했다. 이는 2003년 1ㆍ4분기 이후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그러나, 아직 근본적인 회복까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5일 “최근 카드사의 수익성과 건전성 개선은 구조조정 과정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며 “카드 산업의 본격적 회복까지는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오히려, △너무 비대한 소비자신용 규모 △은행보다 떨어지는 현금서비스 부문에서의 자금조달 능력 △개인신용평가회사에 참여하지 않은 카드사들의 고객정보 확보능력 저하 등을 근거로 전업계 카드사들의 장기적인 사업전망은 밝지않다고 충고했다.
무이자할부 확대와 상품권 증정 등 과당 경쟁 재연 조짐에 대한 감독 강화도 변수다. 금융감독원은 “카드대란 재발 방지를 위해 과당 경쟁 등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하라”는 윤증현 금감원장의 지시에 따라 18일부터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현장 방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문제가 나타날 경우 적기 시정조치 등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혀 카드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완전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공감하지만 급감한 자산규모 회복을 위해 어느 정도의 공격적 영업은 불가피하다”며 “최대한 부실을 털어낸데다가 리스크 관리 노하우도 축적한 만큼 카드사태 재발 우려는 그야말로 기우”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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